시니어 커피(Senior Coffee)...나이가 가져다 준 것...

2012. 11. 10. 12:44나의 이야기/나의글

 

 

 

 

 

 

 

 

 

 

 

 

 

 

 

 

 

시니어 커피(Senior Coffee)

 

 

내가 처음으로 커피 맛을 본 것은 10살 이었을 때인 것 같다.

이웃에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갔더니 친구의 엄마가

시커먼 색의 차를 마시고 있어서 너무나 신기해서

자꾸 쳐다보니 이 차의 이름이 코피라고 하셨다.

색도 시커멓고 또 이름도 왜 하필이면 코피냐 하고 생각을 했는데

작은 잔에 조금 주시면서 마셔 보라고 하셨다.

조금 마셔보니 맛이 소태처럼 썼다.

그런데 지금 기억으로도 향은 참 좋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것이 나와 커피의 첫 만남.

대학을 다닐 때에는 커피향이 좋아 다방에 수시 드나들었고

여기 미국에 와서는 커피원두를 아침에 갈아

커피를 내리면 그 향기가 집안에 가득.

그리고 하루의 일과를 끝내고 TV를 보면서 느긋이 마시는 커피.

커피가 가져다 준 자그마한 행복감..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이렇게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되었다.

나이가 드니 위도 약해졌는지 커피만 마시면 명치끝이

조금씩 따끔 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요즘에는 커피대신 녹차를 주로 마신다.

이제는 집에 커피머신이 없다.

2년을 커피를 마시지 않으니 위도 편해져서

이제는 가끔 약한 커피를 아주 작은 잔으로 반 정도 마신다.

스타벅스에 가서 커피냄새를 실컷 즐기고 작은 잔으로

주문해서 크림을 많이 설탕도 듬뿍 넣어 반 컵 정도 마신다.

요새는 일하러 가는 날은 아침 일찍 맥도날드에 들려서

작은 싸이즈의 커피를 주문해서 차안에서 반 컵 정도 마신다.

맛은 스타벅스보다 못 하지만 그래도 원두커피니 향은 좋다.

그런데 맥도날드에는 “Senior Coffee”라는 게 있다.

이 시니어 커피를 알게 된 것은 오늘 아침이다.

 

맥도날드는 커피가 다른 데보다 아주 싼 편이다.

한잔에 1달러 10쎈트를 한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 마신 시니어 커피는 

세금까지 합해 87쎈트다.

별 차이는 없는 데도 꼭 횡재를 한 기분이다.

 

집에 와서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 많은 스토어가 씨니어들에게

디스카운트를 준다.

법적으로는 65세 이후가 시니어지만 많은 스토어가

60세가 지나면 시니어의 혜택을 준다.

이제는 나도 60이 넘었으니 당당?하게 이런 혜택을 달라고 해야겠다.

이것도 나이가 가져다 준 것 중 하나인가???

 

 

 

보타닉 가든의 커피 나무

 

 

 

 I Love Coffee, I Love Tea

 

 

 나이가 가져다 준 것들

 

젊은 날에 받은 선물은 그냥 고맙게 받았지만
지금은 뜨거운 가슴으로 받는다.
젊은 날의 친구의 푸념은
소화해 내기가 부담이 되었지만
지금은 가슴이 절절해져 옴을 느낀다.

젊은 날에 친구가 잘 되는걸 보면 부러움의 대상 이였지만
지금은 친구가 행복해 하는 만큼 같이 행복하다.
젊은 날에 친구가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주면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자연스럽다.

젊은 날의 친구의 아픔은 그냥 지켜만 보았지만
지금은 나의 아픔처럼 느껴진다.
젊은 날의 나의 기도는 나를 위한 기도요
나를 위해 흘린 눈물의 기도였지만
지금의 기도는 남을 위한 기도에 눈물이 더 뜨겁다.

젊은 날의 친구는 지적인 친구를 좋아했지만
지금의 친구는 눈으로 느낌으로 통하는
마음을 읽어주는 편안한 친구가 좋다.
젊은 날의 친구는 전화로 모든 걸 함께 했지만
이제는 얼굴 마주보며 따스한 온기를 느끼며
가까운 거리라도 여행으로 대신하고 싶다.

낮은 울타리님글(김 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