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머무는 곳

2017. 9. 14. 04:25나의 이야기/My Photos


















가을에는

                                           박제영

         

 

가을에는 홀로 길을 떠나야 하리
정한 약속 없어도 좋으니

정한 사람 없어도 좋으니
홀로 빈 길을 떠나야 하리

 

가을은 홀로 푸른 허공
홀로 붉은 고갯길
가을은 홀로 깊은 호수
혼자 걷는 순례의 계절

 

걷다가 홀로이 걷다가
사람을 지우고 그림자를 지우고
마침내 텅 빈, 맨몸의 순례자여
가을에는 홀로 외로운 여행을 떠나야 하리




Paintings - Koukei Kojima A Shimmer Of Leaves - Bernward Ko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