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4. 8. 09:29ㆍ나의 이야기/나의글
지난 2월 중순에 폭설이 내린 다음날 찍은 사진. 우리집 화살나무.
화살나무 꽃과 단풍,
우리 집 뒤뜰에는 나의 키의 한 배반되는 화살나무 한구루가 있다.
부엌 창문 바로 앞에 있다.
봄에는 자잘한 초록색 꽃이 피고 가을에는 잎이 빨갛게 물이 들어
멀리서 보면 불이 난 것 같다고 보통 Burning Bush라고 부른다,
그런데 우리 집 화살나무는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에 있어선지
단풍도 별로 아름답게 들지 않고 봄에도 꽃이 있는지 없는지 할 정도로 미미하게 핀다.
그래도 이 화살나무는 새들한테는 인기가 많다.
2009년에 둥지를 튼 로빈(Robin)
알의 색이 곱기도하다.
벌써 3번을 이 작은 나무에 새들이 둥지를 틀었고 새끼들을 키웠다.
처음에는 로빈 새가 알을 낳고 돌아오지 않아 한참 만에 들여다보니
부화되지 않은 알 3개만 덩그러니 있었다.
두 번째 2009년에는 로빈 새가 알 네 개를 부화시켰다.
2012년에 둥지를 튼 카디날(Cardinal)
3년 후인 2012년에는 아름다운 빨간색의 새, 카디날이 알 3개를 부화시켜서 나갔다.
그리고 그 후에 로빈 새가 한 번 더 둥지를 틀었다.
일주일 전에 둥지를 틀려고 탐방을 나온 로빈 새 한쌍.
오늘 아침 부엌을 환기시키려고 오랜만에 창문을 여니 빨간 새 카디날
한 쌍이 아직 나목인 화살나무가지에 앉아서 열심히 탐구를 하고 있었다.
아마 늦은 봄에 이 화살나무에 또 둥지를 틀고 싶은가보다.
지난주에는 로빈 새 한 쌍이 담장에 앉아서 이 화살나무를 한참 보고 갔다,
그런데 화살나무는 나뭇잎이 나올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함박눈이 내려서 이렇게 눈이 가득 쌓였다.
어떤 해는 화살나무가 5월인데도 잎이 무성하지 못해서 새들이
빙빙 돌다가 둥지를 틀지 못하고 포기를 했다.
새들은 저마다의 특유의 소리를 가지고 있다.
빨간색의 아름다운 카디날은 새소리도 유난스레 아름답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참새들이 무리를 져서 이 나무 저 나무에
앉아서 재잘거리는 소리는 정말 귀가 멍멍할 정도다.
로빈 새의 소리는 평범하다.
그래서 어떤 소리였는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새들은 표정도 다 다르다.
예쁜 소리를 가진 아름다운 카디날은 부화를 하느라 둥지에 앉아 있는 것을
가까이서 쳐다보면 싫다는 것을 소리와 표정으로 나타낸다.
그런데 로빈 새는 내가 들여다보면 소리도 내지 않고 그냥 묵묵히 쳐다본다.
빨리 날씨가 따뜻해져서 올해도 새들이 우리화살나무에 둥지를 틀었으면 좋겠다.
까다로운 카디날도 좋고 또 푸근한 로빈 새도 좋고...
2018년 4월 첫주에.
Deuter - Morning Bi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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