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산문(山門)에 기대어~(정수영 총무의 게시글을 보며..)
산문(山門)에 기대어
송수권 시인-(1975년)
누이야
가을 산 그리메에 빠진 눈썹 두어 낱을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정정(淨淨)한 눈물 돌로 눌러 죽이고
그 눈물 끝을 따라 가면
즈믄 밤의 강이 일어서던 것을
그 강물 깊이깊이 가라앉은 고뇌의 말씀들
돌로 살아서 반짝여오던 것을
더러는 물 속에서 튀는 물고기같이
살아오던 것을
그리고 산다화 한 가지 꺾어 스스럼없이
건네이던 것을
누이야 지금도 살아서 보는가
가을 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그 눈썹 두어 낱을 기러기가
강물에 부리고 가는 것을
내 한 잔은 마시고 한 잔은 비워두고
더러는 잎새에 살아서 튀는 물방울같이
그렇게 만나는 것을
누이야 아는가
가을 산 그리메에 빠져 떠돌던
눈썹 두어 낱이
지금 이 못물 속에 비쳐옴을
[혜경이와 봄꽃 구경 갔었어요.]
학교다닐때는 실하고 바늘이라는 별명을 들을 정도로 매일 붙어다녔는데
그동안 시집가고, 애낳고, 전문의따고, 식구들 챙기느라 별로 만나지 못했다가
지난 주에 벗꽃이 다 지기전에 서둘러 둘이서만 경주에 갔었지요.
별안간 연락이 되어 좋은 일탈이었지요.
혜경이가 경상도에서 가져온 well-being사과를 싸들고,
관광버스타고 경주에 가서 유채꽃에 둘러쌓인 첨성대, 다보탑도 보았지요.
불국사 대웅전에 부처님에게 그동안 큰 걱정없이 그런대로 살아온것에 대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무탈하게 따뜻하게 살게해 달라고 빌었지요.
옛 친구와 같이 절 터사이로 활짝핀 벗꽃을 보니 참~ 좋았어요.
앞으로도 가끔 이렇게 꽃구경가자고 약속했어요. 될지 모르지만.....
그래서 6월 마지막 주말 28일(토)-29(일)에 혜경이가 운영하는
강원도 영월 서강가에 있는 펜숀에 가서
가고 싶은 동기들(부인도 같이) 하루 지내기로 했는데 어떨지요?
저녁은 바베큐와, 신새벽에는 강가를 산책하고요.
전 이미 저희 영상의학과 식구들 40명정도 같이 가서 하루 자면서 회의 겸 단합대회를
했었는데 무척들 좋아했어요.
오는 길에 단종능도 보고 동강에서 레프팅도 했지요.
만약 동기들이 원하면 추진하고, 아니면 여학생들만 갈까 합니다.
의견주세요.(/2008년 4월)
토요일에 떠나 5쌍이 모여 해질녁 강물소리들으며 야외 바베큐하고 밤에는 혜경이네 산장집에서 혜경이 신랑(유병국선생님) 섹스폰연주, 후배 전자 섹스폰, 그리고 연주가 안되는 이계숙 신랑(김성호성생님), 박두병, 차인호, 김혜경,이계숙, 조종남(박두병씨 아내), 정수영은 육성과 율동으로 작은 음악회를 하고 하루밤 자고, 아침에 안개어린 산자락을 보며 함께 녹두를 넣고 만든 닭죽을 먹었습니다.
그동안 처음 본 들꽃, 나무, 숲길에 모처럼 찌들었던 가슴이 활짝 펴 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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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본 나무와 풀 : 계수나무, 동강할미꽃, 밤꽃, 보라색 초롱꽃, 예전에 사약으로 쓰던 꽃, 등등등 (유병국선생님이 350가지를 심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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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 먹은 음식 : 야콘, 산초, 여러가지 야채 쌈(이름이 생각 안나요~. 혜경아 여기다 첨가해서 써 주기 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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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마신 술: 시골 막걸리, 더덕술, 맥주, 300m 고지에서 캔 열매 약술, 감으로 만든 와인, 서양와인, 참이슬, 해장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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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직접만든 두부전골, 바베큐 ( 각종 고기, 야채, 버섯, 각종 이름 모를 쌈(혜경이가 밤에 밭에서 직접 캤음), 닭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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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동안 펜숀과 혜경이 집을 들락날락하며 바뻣어요.
유병국선생님, 감사합니다.
31회 동기회의 35 주년 모임이라고 펜숀을 내 주셨고, 바베큐에서 고기도 구어 주시고
그리고 가을 알펜루트에도 같이 가기로 하셨습니다.
혜경아, 공기 좋은 곳에서, 좋은 일하고 사는 너희 가정, 언제까지나 건강하고 행복하기 바래~.
앞으로 자주 자주 만나자~. 참 고마웠다~.(/2008년 6월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