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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정한 시어머니와 며느리네요.

bluepoppy 2013. 12. 28. 01:10

 

 

 

 

 

 

 

 

 

 

 

 

 

참 다정한 시어머니와 며느리네요.

 

 

 

 

내가 남편과 함께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한국 식품점에 가면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참 다정하다.”

너무 다정해서 며느리가 시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네요.”

시어머니가 아닌 친정어머니인데요.”

신랑이 어머니를 참 많이 닮았네요.”

자주 듣는 말들이다.

 

 

내가 봐도 나의 어머니와 남편은 닮은 게 참 많다.

 

얼굴이 길찍한 게 닮았다.

나는 아버지를 닮아 둥근 얼굴이다.

남편은 시아버님을 닮아 길찍한 얼굴이다

그리고 나는 체격도 아버지를 닮아 가는 편은 아니고

남편과 친정어머니는 목이 길고 가는 몸매를 가지고 있다.

남편이 젊었을 때에 양복을 입고 나가면 어머니가

샌디 아빠는 물 찬 제비 같다.”하시면서 농담을 하셨다.

 

성격이 참 비슷하다.

어머니는 무엇이든지 미리미리 걱정을 하고

준비를 해 두어야 마음이 놓이는 분이셨다.

남편도 마찬가지로 미리미리 준비를 하고

하지 않을 걱정도 하는 성격이다.

내가 직장일로 바빠서 어머니를 공항에서

픽업을 하지 못해 남편한테 부탁을 하면

어머니가 영어도 잘 하시지 못하고 낯이 설은

공항에서 기다리시면 안 된다고

적어도 두시간전에 공항에 나가서 기다린다.

 

나도 막무가내의 성격은 아닌데 이런 남편과 살다보니

막무가내의 여자로 낙인이 찍혔다.

 

 

어머니와 남편은 서로가 장모, 사위간에 흔히 쓰는 통칭을 쓰지 못한다..

어머니가 한 번도 남편을 자네’ ‘이 서방하고 부르시는 것을 들어 보지 못했다.

그렇게 부르시라고 하면 쑥스러워서 못 하시겠다고 하셨다.

남편도 어머니를 한 번도 장모님이라고 부른 적이 없다.

항상 어머니’ 라고 부르고 또 나한테 어머니에 대해서 말을 할 때는

너의 엄마라고 부른다. 내가 농담 삼아 나처럼 그냥 쉽게 엄마라고

부르라고 하면 그렇게 불러도 되나?”한다.

 

남편은 밖에서는 말이 없기로 유명하다.

직장에서도 할 말만 하고 다른 말은 잘 하지를 않아

같이 일을 하는 직원들이 어려워한다.

직원들이 "집에서도 이렇게 말을 안 하는가?" 하고 묻는다.

"집에서는 말을 많이 한다." 하면 다들 놀라는 표정이다.

남편과 얘기를 하면 나는 주로 듣는 편이고 말을 하는 쪽은 남편이다.

내기 한마디하면 남편은 열마디를 한다.

 

어머니도 밖에서는 별로 말을 많이 하시는 편이 아니다.

집에서는 농담도 잘 하시고 얘기를 참 재미있게 하신다.

우리집에 다니러 오셔서 옛날 사시던 얘기를 하시면 남편은 너무 재미있다고

밤늦게까지 어머니의 이야기 듣느라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른다.

남편은“어머니는 요즘 시대에 나셨으면 작가나 연극배우를 하셔도 되겠네요.”한다.

그리고 종종 너무 적절한 표현과 농담으로 우리를 놀라게 했다.  

남편이 겨울에 차고 앞의 눈을 치우면

눈을 얼마나 깨끗이 치우는지 떡을 굴려먹어도 되겠다.”

뭐든지 똑떨어지게 해서 정말 마음에 든다.”하셨다.

내가 “엄마 이렇게 똑떨어지는 남편과 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아?”

그럼 너는 덜 떨어진 남편과 사는 게 더 좋으냐?”하고 농담을 하셨다.

 

 

 

올해는 눈이 많이 오지는 않으나 자주 눈이 내린다

우리 차고 길은 (Driveway)는 항상 많은 떡을 굴려먹어도 될 만큼

반들반들하다.

 

갑자기 어머니가 겨울에 만들어 주시던 

앙꼬가 통통하게 든 참쌀 부침이가 먹고 싶다..

 

 

 

 

Edvard Grieg's Solveig's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