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글

나는 괜찮은데.

bluepoppy 2015. 2. 10. 05:45

 

 

 

 

 

 

 

 

 

 

 

 

 

나는 괜찮은데.

 

지난 2월초 주말에 폭설이 와서 눈을 세 번이나 치우고 나니

피곤해서 월요일에는 하루 종일 이불을 뒤집어쓰고 지냈다.

설상가상으로 일하는 곳에 한명이 휴가를 가는 바람에

분주해져서 보통 때보다 더 일을 하게 되어 집에 오면

밥을 해먹고 치우고 나서 TV의 뉴스를 보고 나면

너무 피곤해서 더 이상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게 되었다.

금요일 점심에 딸과 만나기로 한 약속도 취소를 했다.

 

 

금요일 오후에 딸이 전화를 해서 27, 토요일에 사위가 세미나에 참석을 해서

혼자서 애들 둘을 돌보아야하는데 토요일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하고 물었다.

금요일에 8시간을 일을 하고 오면 너무 피곤해서 이번에는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그 대신 돌아오는 토요일 214일 바렌타인데이에는 내가

하루 종일 챨리, 메디를 봐 줄 테니 오랜만에 둘이서 시카고 다운타운에도

나가서 구경을 하고 점심도 같이 하라고 했다.

딸이 엄마 혼자서 둘을 보려면 힘들지 않을지?”

"그래도 되나?" 해서

"나이가 들었어도 하루는 충분히 해 낼 수 있다."고 했다.

 

 

금요일 일을 하고 와서 저녁을 먹고 일찍 침대로 향했다.

다음날 27일, 토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니 몸도 가벼웠고 또 날씨도

조금 풀린 것 같아서 아침 9시에 남편과 보타닉가든을 다녀왔다.

집에 와서 전화를 체크하니 딸한테서 10시에 전화가 왔다.

딸한테는 힘이 들어서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해 놓고 보타니가든에 가서 걷고 온 게

조금 마음에 걸렸는데 전화가 와서 무슨 일이 생겼나하고 가슴부터 내려앉는다.

전화를 하니 받지 않는다.

30분을 기다리니 딸이 전화를 했다.

 

 

무슨 일로 전화를 했냐고 하니 돌아오는 바렌타이데이에는 엄마가 오지 말고

그다음날 일요일에 자기 집에 오라고 한다.

나이들은 엄마가 힘들게 애 둘을 보고 있는데 자기네들은 놀러나가서

점심식사까지 하고 오는 게 예의가 아니라고 그리고 나가서 놀아도

너무 부담이 되어 마음껏 못 놀 것 같아 바렌타이데이에는 8시간을

애들을 봐주는 사람을 쓰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니 엄마와 아빠도 오랜만에 맛있는 저녁식사와 와인을 마시면서

즐거운 바렌타인데이를 지내시라고 한다.

 

 

남편은 내가 2주에 한번 딸네 집에 가 손주도 보고 딸한테 음식도 가져다주는 것을

아주 반대는 하지 않으나 가끔 "너무 과잉으로 해 주지는 말라."고 한다.

"너무 과잉으로 해 주면 독립심이 생기지 않는다."고.

수긍을 하고 딸은 그냥 오라고 하는데도 갈 때마다

나는 한 보따리를 가지고 가게 되니.

아마 모든 친정 엄마의 마음이 이렇지 않나한다.

 

 

 

이번 바렌타이데이에는 딸의 말 데로 오랜만에 맛있는 식사와 잘 마시지 못하나

와인도 하면서 묵은지와 같은 정을 나누어 볼가 한다.

 

묵은지와 같이 오래되어 곰삭은 情도 사랑이니.

 

 

음정의 님들 "Happy Valentine's Day!!!"

 

 

 

 

 

Perhaps Love - John Denver & Placido Domin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