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poppy 2015. 5. 6. 10:58

 

 

 

 

 

 

 

 

두메꽃.

 

나는 요즘 집근처에 있는 야생 꽃들이 핀 자연공원,그로브에 종종 들러

들꽃들을 나의 카메라에 담는다.

자연공원의 들꽃들은 내가 일주일에 한번 가는 시카고 보타닉가든의 핀 들꽃과는

주는 느낌이 아주 다르다.

보타닉가든에는 야생정원도 있고 야생 꽃이 피는 언덕도 있지만

사람들의 손길이 받고 자라서 그런지 야생 꽃의 크기가 다르고 어딘지 모르게

기름이 흐르는 것 같다.

자연 공원인 그로브에서 피는 야생 꽃은 크기가 무척 작고

더 맑은 맛이 있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까지 대도시, 서울이 아닌 경상북도 안동에 살았다.

봄부터 가을까지 낙동강 변과 산이 나의 놀이터였다.

같이 놀던 친구들이 나보다 나이가 더 많아 꼬맹이가 따라 다닌다고

구박과 설움을 많이 받았다.

나의 봄은 냉이와 쑥을 캐는 것으로 시작을 했다.

나물을 뜯다가 가끔 만났던 할미꽃이 아직도 나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서울에 와서도 변두리에 살아 할미꽃을 만났지만 어릴 때에 본

할미꽃처럼 아름답지 않았다.

 

 

 

 

나는 학교생활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 담임선생님이 어떤 분이었는지? 남자선생님이었나?

여자선생님이었나? 나의 기억에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그런데 친구들과 갔던 마을의 풍경 작은 강, 철로길, 작은 산, 모든 게

어제 본 것처럼 기억에 생생하다.

 

 

 

 

요즘 야생공원에 가서 작은 꽃들을 보면 그 시절이 많이 생각이 난다.

깊은 산골, 두메는 아니지만 강도 있고 들도 있고 산도 있는

나의 유년시절의 고향 안동.

 

 

 

 

 

들꽃을 보면서 나는 어느덧 두메꽃이 되어 먼 추억에 잠긴다.

 

 

 

 

두메꽃
                          글:최민순 신부님 詩

  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 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햇님만 내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 숨어서 피고 싶어라

  외딸고 높은 산 골짜구니에 살고 싶어라
  한 송이 꽃으로 살고 싶어라
  벌 나비 그림자 비치지 않는 첩첩 산중에
  값없는 꽃으로 살고 싶어라
  햇님만 내님만 보신다면야 평생 이대로
  숨어 숨어서 피고 싶어라

 

두메꽃/최민순 신부님 글,김베드로곡. 하나로 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