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딸이 사는 동네의 커다란 호수..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10월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늘은 토요일이다.
매주 토요일은 남편과 아침 일찍 보타니가든에 가서
걷기 운동을 하면서 사진을 찍는다.
그러나 오늘 토요일 아침은 보타닉가든을 가는 대신
나는 딸네 집을 방문했다.
딸네 가지고 갈 음식들을 준비하느라 새벽 5시에 일어났다.
먼저 어제 저녁에 만들어둔 꼬리곰탕을 기름을 걷어 내려고 뒤뜰에 있는 테이블에 내 놓았다.
그리고 손주 챨리가 제일 좋아하는 Shrimp dumpling(만두소가 새우)을
만들려고 작은 새우를 손질하고, 파를 잘게 썰어 계란 흰자와 감자전분, 참기름, 소금
그리고 후추를 조금 넣어 만두소를 만들었다.
만두소를 작은 플라스틱 용기에 담았다.
그리고 닭 가슴살로 만두국을 만드는데 필요한 soup base를 만들었다.
이렇게 분주하게 준비를 하면 남편도 덩달아 일찍 일어나서 서성거린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하나씩 그로서리 백에 넣으니 오늘도 커다란 백으로 2개가 된다.
이 백들을 싣고 나는 아침 일찍 딸네 집을 향했다.
주말이라 고속도로는 붐비지 않았다.
조금 쌀쌀한 날씨에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파랗다.
한국에 있을 때에는 한국하늘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답다고 생각을 했는데
여기 시카고의 가을 하늘도 한국의 가을 하늘 못지않게 맑고 파랗다.
고속도로 주변의 경치가 2주 전보다 더 가을 맛이 났다.
녹색의 나무 잎들이 점점 골든 색으로 변하고 군데군데 억새풀과
갈대가 바람에 휘날렸다.
한 시간을 운전하니 딸이 사는 동네가 나왔다.
자주 오는 길이라 이제는 눈을 감고 운전을 해도 찾아올 수 있을 것 같다.
딸네 도착을 하니 강아지, 다윈이 반갑다고 집에서 나와 나의 차까지 와서
꼬리를 흔들면서 반긴다.
챨리는 반갑다는 표현을 자기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을 나에게 던지면서
Grand Ma하고 외친다.
나의 딸네 방문은 매번 같은, 다람쥐 채 바퀴를 도는 식으로
점심에 내가 준비한 음식으로 점심을 먹고 손주들과 놀고
손주들이 낮잠을 자면 딸과 밀린 얘기를 하고
저녁을 대강 준비해 주고
집으로 돌아온다.
그래도 매번 새로운 느낌이 든다.
2주 만에 보는 손주들도 더 자란 것 같다.
만화 영화 "Up"
내가 만든 모형 집..
이번 토요일은 점심을 먹고 딸이 할로인 날에 챨리와 메디가
입을 옷들을 만드는 데 도와 달라고 해서 도와주고
또 소품으로 쓸 작은 모형집을 만들어 달라고 해서
작은 상자를 가지고 모형 집을 만들었다.
이번 할로인 날에는 오래 전에 나온 디즈니 Pixel 만화 영화인 “Up”에 나오는
할아버지와 소년을 주제로 분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챨리가 할아버지(Old man)로 분장을 그리고 메디는 똥똥한 8살 된 소년으로 분장을 한다.
작은 상자로 집을 만드는데 한 나절을 보냈다.
집을 만들고 나니 벌써 거의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서
저녁을 해 놓고 올 시간의 여유가 없어서
낮잠을 자고 난 챨리의 목욕을 시켰다.
오후 4시가 넘어서 집을 향했다.
하루 종일 바쁘게 지내서 몸이 나른하다.
그래도 마음만은 파란 하늘 같다.
10월의 하늘처럼..
2015년 10월 중순..
내가 만든 꼬리곰탕을 바닥까지 마시는 챨리.
테이블 아래서 국물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다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