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글

한겨울에 만난 봄...보타닉가든에서 2월 11일

bluepoppy 2017. 2. 13. 06:23














2016년 봄 : 란 전시에서




새로 주문한 렌즈가 2 주전에 도착을 했는데

추운날씨로 제대로 연습을 할 수가 없다.

오랜만에 푸근한 날씨에 렌즈를 연습하려고 점심을 먹고

카메라 백을 차에 넣고 보타닉가든을 향했다.


겨울이라 주말에도 별로 방문객들이 많지 않다.

그런데 주차장이 차들로 꽉 차서 의아했는데

정문에 들어서니 란(Orchid)전시판이 눈에 들어왔다.

란 전시회가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번 주말 211일부터 시작을 하는 것이다.

란 전시를 보려면 적어도 2-3시간은 머물러야한다.

너무 늦게 도착을 해서 시간의 여유가 없어서 전시회에 들어가는

복도와 커다란 홀에 장식한 Orchid만 보면서 사진 연습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종각이 보이는 큰 호수가의 풍경


가을이 남기고 간 아름다운 잎..잎...그리고 씨방. 새 렌즈로 찍은 사진들..










 



큰 호수는 얼음으로 덮였고 나목들이 흐린 하늘에 바람에 휘날리는 게

시카고의 전형적인 겨울 풍경이다.

날씨가 푸근해서 호숫가를 걷는 사람도 꽤 있다.


잿빛색의 하늘을 품고 있는 큰 호수의 풍경을 담고

내가 자주 가는 영국정원에 들러서 혹시나 봄꽃들이 싹이 나왔나하고

정원 구석구석을 뒤졌지만 나무에도 정원에도 봄의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참 성급하기도 하지하면서 혼자 웃었다.

 

가을이 남기고 간 마른 잎들 그리고 산 수국 꽃들이 드문드문 보인다.

새로 산 작은 렌즈를 카메라에 끼워서 사진을 몇 개 찍었다.


 












위의 사진들은 오래된 렌즈, 마크로 렌즈로 담은 것.








위의 사진들은 새로 장만한 벨벳 베이비렌즈로 찍은 것.

안개에 싸인, 꿈꾸는 듯한 느낌을 주는 사진..

벨벳같이 부드러운 배경이 마음에 든다...




전시회 홀에 들어가니 방문객들이 꽤 많이 있었다.

밖의 겨울 풍경과는 대조적으로 홀 안은 봄 향기가 가득하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꽤 많았다.

많은 종류의 란은 없지만 내가 새 렌즈를 테스트하기에는 충분했다.

수동으로 찍는 새 렌즈와 한참 씨름을 하니 땀까지 나는 것 같았다.


눈이 피로한지 초점을 맞추기가 힘이 들어

자동으로 찍는 마크로 렌즈로

바꾸어서 사진을 찍으니 얼마나 편하고 찍기가 쉬운지

내가 왜 돈주고 사서 고생을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새 렌즈로 찍은 사진들을 작은 카메라 화면으로 보니

모든 게 희미한 게 신통하지 않았다.

찍은 사진들을  빨리 컴퓨터에 다운을 해서 보고 싶어서 

아쉽지만 서둘러서 보타닉가든을 떠났다.



2017년 란 전시는 3월 중순까지 한다.

이 전시가 끝나면 보타닉가든에도 봄이 오고 있겠지?

아니 봄이 들어와 있겠지?






La Rencontre ( Saint Preux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