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의글

정말 행복한 사람은.....

bluepoppy 2018. 3. 18. 10:46






얼마 전에 LA에 사는 언니가 전화를 했다.

주로 내가 언니한테 전화를 하는데 언니가 전화를 해서

혹시 건강이 좋지 않은 형부께 무슨 일이 생겼나했는데

오래 전부터 미루어 오던 우리 세 자매의 동유럽 여행에 관한 것이었다.


오래 전에 우리 세자매가 서유럽여행을 같이했다.

여행을 하면서 다음 동유럽여행도 셋이 같이 하자고 약속을 했다.

2년 후에 할 계획이었는데 서로 사정이 생겨서 미루다가

동생이 더 늙기 전에 해야 한다고 이번 5월 동부유럽여행을 여행사에 예약을 했다고 했다.

나는 요즘 남편의 건강이 좋지 않아 10일을 비울 수가 없으니 언니와 동생 그리고

제부만 다녀오라고 했다.


그렇게 얘기는 했으나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다.

그리고 괜히 마음이 가라앉았다




정말 행복한 사람은

모든 것을 다가진 사람이 아니라

지금 하는 일을 즐거워 하는 사람.

자신이 가진 것을 만족해 하는 사람,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

갈 곳이 있는 사람,

갖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이다


          - 김홍신 / 죽어도 행복을 포기하지 마라  중에서 -


며칠 전에 친구가 카카오 톡에 올린 글이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도 행복한 사람에 속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직장의 나의 작은 방.




첫 번째 지금 하는 일을 즐거워하는 사람.


내가 지금 하는 일은 나의 전공은 아니다.

나는 거의 30년을 X-Ray 필름 판독하는 것을 했다.


내가 지금 다니는 직장은 MEPS(Military Entrance Processing Station)이다.

미국의 군대를 지원하는 지원자들의 Medical Records(의료기록)

재검토(Review)를 하고 재검토에 통과를 하면 신체검사를 하는 정부기관이다.

우연하게 30여 년 전에 주말에 이 MEPS에서 X-ray판독을 한 게 인연이 되어

지난 직장에서 은퇴 후에 이 직장의 책임 의사가 하루나 이틀을

신체검사를 도와 줄 수 있나하고 물어 이곳에서 일을 시작했다.

 

새로운 분야의 일이라 처음에는 무척 힘이 들었는데

같이 일하는 의사들이 오래 알고 지내던 분들이라 너무 좋다.

나이도 나보다 조금 더 많다.

두 분은 내과를 전공했다.


우리 3명을 일하는 데서는 삼총사(Three Musketeers)라고 부른다.

"노인삼총사."다.

우리 삼총사외에도 조금 젊은 의사 3명이 같이 일을 한다.


다시 시작하는 새로운 분야라 공부도 많이 했다.

이렇게 매일 머리를 많이 쓰니 치매는 절대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언제까지 일을 할지는 몰라도 하는 일이 즐거우니

늙어서 복을 받은 것 같다.



 



두 번째 자신이 가진 것을 만족하는 사람.


나는 본래 돈에 대한 욕심은 거의 없다.

성격도 조금 낙천적이다.


친정이 잘 살지 못해서 풍부하지 못한 게 익숙해서 그런 것인지

내가 항상 바라던 것은 남편이 사업가보다는

작은 수입이라도 항상 고정적인 수입을 가진 사람을 선호했다.

그냥 애들 교육 시키고,사는데 불편하지 않은 집을 가지고 있고

또 잘 굴러가는 차만 있으면 대 만족이다.





 

3월 17일 보타닉가든에서



세 번째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 갈곳이 있는 사람,


봄이라는 춘분이 다되어가는 오늘 3월 17일도 아침에

시카고 근교에는 눈발이 흩날리고 거리에 얼음이 살짝 얼었다고

차를 운전하는데 미끄러우니 조심하라는 일기예보다.


그래도 주말인 오늘 밖에 시간이 없으니 카메라 가방을 들고 아침 일찍 나셨다.

꽃이 아직 피지는 않았겠지만 혹시나 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으로 보타닉가든을 갔다.

흐린 날씨에 다행하게도 바람은 불지 않아 아주 춥지는 않았다.

이른 아침이라 걷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예상했던 것처럼 이른 봄에 제일 먼저 피는 설강화(스노우 드롭)

드문드문 무리를 져서 핀 게 보였다.

다른 봄꽃들은 아직 눈에 띄지 않지만 야생언덕을 걷고

다리를 건너 거미 섬에도 들어갔다.

꽃은 아직 피지 않았지만 나의 머리에는 지난해에 핀 꽃들로 가득 찼다.


매년 같은 꽃을 만나고 사진을 찍는데도 항상 새로운 꽃을 찍는 것 같으니.

못말리는 특유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닌가 한다.




 다음에 주문하고 싶은 광각접사렌즈.

 


네 번째 갖고 싶은 것이 있는 사람.


나는 옷이나 그리고 악세서리인 핸드백쥬얼리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다.

그런데 하나 욕심이 있는 것은 더 좋은 카메라, 새로운 카메라 렌즈다.

그래서 한 4-5년마다 새로운 카메라를 사고 또 새로운 렌즈도 산다.


주로 보타닉가든에 가서 취미로 꽃 사진들을 찍는 아마츄어니

아주 대포 같은 망원렌즈는 필요가 없다.

나는 아주 비싸지 않은 성능이 조금씩 다른 렌즈를 4개 가지고 있다.

아마 이번 가을에 렌즈를 하나 더 주문 할 것 같다.

 


행복이라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이구나.



김홍신씨의 "정말 행복한 사람은.."

글을 카카오 톡에 올려준 옆의 친구에게 감사를 한다.


3월 17일 2018



"Blessing" - Deu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