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바람
우리집 꽃밭의 봄,,
눈물바람
나는 본래부터 눈물이 많은 사람이다.
그렇다고 남보다 감성이 더 풍부한 것도 아니다.
딸의 말로는 성격이 쿨(cool)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고 한다.
남편은 나의 마음이 두부같이 물러서 눈물이 많다고 한다.
부부싸움을 해도 시작도하기 전에 눈물부터 나와
싸움도 제대로 못하고 남편이 먼저 백기를 들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모든 게 쪼그라들어 나의 눈물샘도
마를 때가 되었건만 눈물은 여전히 시도 때도 없이 흘러나온다.
친구와 나는 같은 사이즈의 신발을 신는다.
지난 10년 전 방문에도 내가신고 간 신발이 예쁘다고 해서 주고 왔다.
지난번에도 걷기에 편하고 가벼운 신발을 두 개 새로 사서 가지고 갔다.
친구가 그 신발들이 마음에 든다고 신어보고 또 신어보고 해서 주고 왔다.
그 후 카카오 톡에 문자를 보내왔다.
“밖에 나갔다가 집에 돌아오니 현관에 네가 나에게 준
신발 두 켤레가 있네. “
그 글을 보면서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지난 주 에는 드디어 이사갈 새집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계약을 하고 딸네 식구와 저녁을 먹고 집에 오니 별로 한 일도 없는데
하루 종일 신경을 써서 그런지 피곤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몸은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아 천정을 쳐다보면서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니 또 눈에서 눈물이 나온다.
아직도 이사를 가려면 거의 일년이 남았는데..
주말에 오랜만에 날씨가 푸근하고 비도 오지 않아 아침 일찍부터 집안 청소를 하고
근처에 있는 화원에 들러 걸이 화분하나를 사고 그리고 꽃밭에 꽃씨를 심기 시작을 했다.
꽃씨를 다 심고 물을 주는데 이웃에 사는 분이 걷기운동을 하다가
꽃밭에 핀 튜립이 참 아름답다고 하고 지난여름 나의 꽃밭이 참 아름다웠다고
너의 남편도 참 열심히 잔디를 돌봐 잔디도 참 보기 좋았다고
얘기를 하는데 대답을 하려니 목이 잠겨서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웃음으로 대신했다.
봄과 여자와 고양이
박이화
봄 한 번 안아 보실래요?
이제 막 겨울에서 젖 뗀
저 호기심 가득한 봄 한 번 안 키우실래요?
하루하루 몰라보게 쑥쑥 크는 개구쟁이 봄 어때요?
어느새 목련처럼 몽글몽글 젖멍울 부푸는
사춘기 봄 좀 보세요
감수성은 또 얼마나 예민한지
살구꽃 피는 첫 발자국 소리에도 뚝, 뚝
봄비 같은 눈물 흘리는 저 조숙한 봄 한번 보세요
그러나 주의하실 것은
하루 세 끼 아지랑이같이 모락모락 김나는 사랑주실 것
명심 또 명심하실 것은
잠시라도 한눈파는 사이
카르릉! 낯빛 바꾸며 토라진다는 것
그렇게 돌변한 봄은
철쭉처럼 붉고 쓰라린 손톱자국 남기고 떠나간 봄은
다신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
변심한 여자와 집 나간 도둑고양이처럼!
나도 이 봄처럼 야무지고
토라지기도 잘하고
침착하고, 냉정하고, 쌀쌀맞고 사사로운 정에 얽메이지 않는 쿨(cool)한
노인네가 되고 싶다..
2019년 오월.
친구가 카카오톡에 올린 동영상 또 눈물이 나니 어쪄지... 친구 : 박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