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1. 13. 04:47ㆍ나의 이야기/나의글
나에게 작은 행복을 가져다준 돼지저금통.
이 귀엽게 생긴 돼지저금통이 우리 집에 온 것은 거의 10년 전이다.
여기서는 주말에 Garage Sale이라는 것이 있다.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물건들을 모아 차고나 차고 앞 Driveway에
물건들을 진열해놓고 파는 것이다.
나는 10년 전만해도 이 차고세일에 잘 다녔다.
물건을 사는 경우는 아주 드물었지만 구경을 하는 재미가
있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딸도 오래전에 필라델피아로 이사를 가기 전에 이 차고세일을 해서
거금 500달러의 수입을 챙겼다.
더 이상 입지 않는 옷, 물건들을 처분한 것이다.
이 귀여운 돼지 저금통은 내가 주말 차고세일에서 만났다.
크기도 아주 크고 또 아주 귀엽게 생긴 Hand painted로 만든
일본산이다.
돼지저금통을 내가 좋아하는 작은 Guest room(손님을 맞는 방)의
진열대에 놔두었다.
작은 방에 갈 때마다 이렇게 볼이 발간 이 돼지를 보면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몇 년을 진열대에서 작은 방을 환하게 해준 이 저금통.
어느 날 갑자기 생각이 떠올랐다.
진열대에만 놔두지 말고 일주일에 한 번씩 장을 보고난 다음에
남은 돈을 여기 저금통에 넣어보자.
나는 씀씀이가 헤퍼서 집의 돈 관리는 남편이 주로 한다.
장을 보는 것도 일주일에 한번씩 돈을 받아서 쓴다.
그렇게 하는 게 나는 편하다.
장을 보고 난 다음에 남은 일부의 돈을 저금통에 넣어주었다.
돼지저금통 옆에 있는 아기돼지.
그리고 거의 2년이 지나 우리 세자매가 함께 유럽여행을 했다.
그때에 비행기 표와 호텔에 묵는 것은 먼저 지불을 하고
여행을 하는 동안 쓸 용돈은 현금으로 가지고 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이 저금통이 생각나 모은 돈을 다 꺼내어 보니
이 돼지 저금통에 자그마치 거금 2,000달러가 들어가 있었다.
여행 동안 비용으로 쓰고도 남을 금액이었다.
그 이후로는 이 저금통에 매주 열심히 돈을 집어넣어 주었다.
두 번째는 한국방문에 이 저금통을 털어 여행비용에 썼고
세 번째는 작년에 친구가 한국에서 시카고를 다니러와 여기서 조금 떨어진
위스콘신 작은 타운에 여행을 했다.
물론 그때에도 이 저금통을 털어 여행비용에 썼다.
내년에는 한국에 있는 친구와 여행을 가기로 계획을 했는데
지금도 매주 장을 보고 남은 돈의 일부를 부지런하게 넣어준다.
한국에 있는 친구는 남편이 주는 생활비를 틈틈이 모아 한 20년을 모으니
일억이 되어 시골에 작은 집을 샀다고 한다.
내가 모은 돈이 일억에 비하면 보잘 것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작은 돈이나마 내가 모아서 여행비용에 보탠다는 것...
이 작은 모음이 얼마나 나에게 즐거움을 주는지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끼게 해준 이 돼지 저금통
아마 나와 오래오래 함께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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