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월요일에 딸네 집을 다녀왔다.
지난 방문은 2014년 크리스마스 날 전이니 한 3주 만에 딸과 손자, 손녀를 본 것이다.
새벽에 눈이 와서 조금 늦게 집에서 출발을 했다.
고속도로는 깨끗하게 치워져 있었고 별로 붐비지를 않았다.

아침 9시 반에 도착을 하니 제일 먼저 반기는 게 딸의 집 강아지, 다윈이다.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껑충껑충 올라와 나의 뺨을 핥아준다.
오랜만에 보는 손자, 챨리는 그동안 얼굴이 더 영글어진 것 같다.
동생을 봐서 그런지 더 의젓해졌다.

점심에는 딸의 친구가 와서 내가 만들어 간 불고기, 만두 그리고 잡채를 대접했다.
챨리도 오랜만에 먹는 한국 음식이 맛있는지 연신 입을 벙긋벙긋 하면서 잘도 먹는다.
소꼬리국물도 연신 입을 한껏 벌리고 잘도 받아먹는다.
이런 챨리를 보니 나도 덩달아 즐거워진다.

이 자그마한 것이 챨리를 행복하게 만드는구나.
본래 인간은 이렇게 순수했는데 커가면서 점점 이렇게 맑던 마음이
욕심으로 가득차고, 맑던 눈이 흐려지고.
나도 저런 때가 있었겠지?
“나이가 들면 아이가 된다.”는 속담이 있는데
늙으면 말과 행동이 오히려 어린아이와 같이 된다는 말인데
말과 행동만이 아닌 마음도 어린아이와 같이 맑아졌으면 좋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작은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작은 것에 감사를 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짧은 방문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반갑게 나를 반겼다.
우리의 자그마한 저녁밥상에는 손주, 챨리의 얘기로 꽃을 피웠다.
les jours transquilles (조용한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