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내리는 날 나의 호수를 찾아가리라..

2014. 12. 13. 12:19나의 이야기/나의글

 

 

 

 

 

 






 

 

 

 

 

Lake Beck

이 호수는 나의 직장과 집의 중간에 있는 호수이다.

 

봄부터 가을에는 그냥 잔잔한 호수 그리고 파란 하늘이 그리워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잠깐 들러서 파란 호수와

파란 하늘을 보면서 나의 마음도 파란 색으로 물이 든다.

가끔 청둥오리가 때를 지어 이 호수를 찾기도 하고 또 하늘로 날아가기도 한다.

 

봄부터 가을까지의 평온한 호수 풍경도 아름답지만

겨울에 눈이 오면 더 멋이 있다.

 

 

 

 

 

 

 

 

 

함박눈이 오는 날이면 나는 이 호수가 생각이 나서 일을 하지 않는 날에도

이 호수를 찾아간다.

나목에 눈이 쌓이는 소리도 듣고 또 호수에 눈이 쌓이는 것을 보면

나의 마음은 추운겨울이 아닌 따뜻한 봄처럼 훈훈해진다.

 

올해는 아직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았다.

올해는 날씨가 추워 늦은 가을에 벌써 호수가 꽁꽁 얼어서 파란 호수를

일찌감치 겨울에 빼앗기고 말았다.

 

함박눈이 내리는 날 나는 이 호수를 다시 찾아가서

눈으로 덮힌 호수에 나의 마음을 열어놓으리라.

 

 

 

 

 

 

 

겨울 숲은 따뜻하다 - 홍영철

겨울 숲은 뜻밖에도 따뜻하다
검은 나무들이 어깨를 맞대고
말없이 늘어서 있고

쉬지 않고 떠들며 부서지던 물들은 얼어붙어 있다

깨어지다가 멈춘 돌멩이
썩어지다가 멈춘 낙엽이
막무가내로 움직이는 시간을 붙들어놓고 있다

지금 세상은 불빛 아래에서도 낡아가리라
발이 시리거든 겨울 숲으로 가라
흐르다가 문득 정지하고 싶은 그때

 

 

Jules Massenet : Méditation de Thaïs Joshua Be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