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베르디의 마지막 희극 오페라<팔스타프>

2015. 6. 30. 10:30Art/Favorite Artists

 
    베르디 1893 년 2 월 초의 어느 정오, 이따금 금속성의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바람이 정원 한 복판을 지나갔다. 함박눈 어슷어슷 내리는 얕으막한 나무숲에선 싸이프러스나무 한 그루가 묵묵히 서서 약하고 어린나무들을 온 몸으로 지켜주고 있었다. 정원은 아직도 깊은 겨울의 모습이었고 키작은 상수리나무 사이로 내다 보이는 진회색 하늘은 오늘도 어제처럼 낮고 움울했다. 눈 내리는 정원을 바라보며 '주세페 베르디'는 차를 마시고 있었다. 그에게 지난 한 달은 길고도 짧은, 뜨겁고도 강렬한 격정의 시간이었다. 맞은편에 앉아 있던 밀라노 일간신문 '코리 에레 델라 세라'의 기자인 루돌프가 마시던 찻잔을 다탁에 놓으면서 "선생님께선 지금 19 세기 최고의 오페라 작곡가로 인정 받고 계시고, 이미 73 세에 발표하신 <오셀로> 만으로도 <아이다> 이상의 걸작을 낳았다고 경탄하며 칭송을 받고 있는데 팔십이라는 나이에 왜 이렇게 힘든 작곡을 또 하신 겁니까? 그것도 엄청나게 벅찬 주제로 말입니다." 하고 물었다. 베르디는 찻잔에 남은 커피를 마저 다 마시고 난 후, 루돌프 기자의 맑고 푸른 눈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서 입을 열었다. "음악가로서 나는 일생동안 완벽을 추구해 왔습니다. 완벽하게 작곡하려 했지만 곡이 끝날 때면 늘 아쉬움이 남았지요. 그래서 언젠가 한 번은 마지막으로 도전해 볼 의무가 남았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아! 그러셨군요. 그럼 2 월 9 일 밀라노 '라 스칼라 좌'에서 공연하실 작품에 대해 잠깐 소개말씀을 부탁드려도 되겠습니까?" "아..그것은 제가 지금..공연이 나흘 밖에 남지 않아 마음의 준비도 해야 하고 ... 또 여러가지로 할 일도 있으니..우리 공연이 끝난 이 삼일 후에 다시 만나 얘기를 나누면 어떻겠습니까? 기자님께서 미리 연락을 하셨다면 제가 공연이 끝난 다음 으로 약속을 잡았을텐데...이거 정말 미안합니다." "아~ 그러셨군요..오히려 제가 더 죄송합니다..선생님..그럼 오늘은 제가 선생님과 차 한 잔 마시는 기쁨만을 누리기로 하고, 공연 사흘 뒤인 2 월 12 일날 즈음 다시 찾아 뵙고 싶은데 12 일 오후 두 시경이면 어떠세요?" "좋아요.. 그렇게 합시다." 베르디의 집 루돌프 기자가 주세페 베르디를 다시 찾은 건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정확히 말하자면 1893 년 2 월 12 일 오후 두 시였다. 정원을 가득 덮었던 함박눈은 이미 자취를 감추고 나무들은 본래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드러내며 온 몸 가득히 햇살을 모으고 있었다. 유리창 가득히 펼쳐져 있는 정원을 바라보면서 루돌프 기자는 거실 쇼파에 앉아 하녀가 가져다 준 따끈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베르디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 베이지색 바지에 짙은 갈색 바탕에 연 베이지색 격자무늬가 수놓인 가디건 차림을 한 베르디가 햇살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 다가와 악수를 청했다. 그들은 반가움에 서로의 손을 덥석 움켜잡았다. 루돌프 기자를 맞이한 베르디는 팔십이라는 나이가 도무지 믿어지지 않을만큼 밝고 쾌활하고 싱그러웠다. 루돌프 기자가 눈이 부신 듯한 표정으로 베르디 얼굴을 바라보며 앉기를 기다렸 다가 바로 질문을 했다. "이번 2 월 9 일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된 선생님의 작품 <팔스타프>는 밀라노의 호사가들 조차도 격찬을 아끼지 않았던, 정말 대단한 작품이었는데요. 여태까지 작곡하셨던 비극 오페라가 아닌 희극 오페라 <팔스타프>를 작곡하게 된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네에...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제게 <팔스타프>를 작곡 하도록 부추긴 사람은 제 오랜 친구이자 대본가인 '아리고 보이토'였지요. 그 친구가 <팔스타프>라는 제목을 단 대본을 저에게 보내왔는데 그 대본을 읽은 후 저는 매혹되고 말았지요. 드디어 제가 <왕국의 하루> 이후 50 년 동안이나 기다려 왔던 대본을 만났으니까요. 대본을 읽고 난 후 저는 즉시 보이토에게 편지를 썼지요. '보이토..나는 훌륭하다는 말 말고는 다른 어떤 말도 할 수가 없소..' 라고요... 저에게 <팔스타프>를 권유한 사람은 물론 보이토지요. 그러나 저에게 희극 오페라를 쓰도록 자극한 사람은 바로 '조아키노 로시니'라고 볼 수 있지요. 그가 어느 잡지사에 저에 대한 비평의 글을 기고 했는데 '나는 베르디의 음악적 역량을 대단히 존경한다. 허지만 본질적으로 우울하고 심각한 성향을 지닌 베르디가 과연 희극 오페라를 작곡할 능력이 있는 가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이다!'라는 내용이었지요. 베르디가 태어난 방 그 글을 읽고 결심했지요.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희극 오페라를 반드시 작곡해 보이 겠다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이번 <팔스타프>를 작곡하시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 이었습니까? "그것은 자유로움이었습니다. 제가 <리골레타>와 <라트비아타>, <아이다>를 작곡 했을 때는 의뢰인들이 원하는 작품 스타일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팔스타프>를 작곡할 때는 명성이나 흥행, 인기같은 것을 전부 다 내려놓고 오로지 팔스타프 만을 생각했지요." "그럼 한 마디로 말해 팔스타프와 사랑에 빠지신 것이군요." "아! 그렇게 되나요? ...팔스타프를 작곡하는 동안.. 저는 정말 행복했답니다. 수공업자가 의뢰인에게 내줄 작품이 아니라 마치 우리 집에 늘 간직하고 바라보며 즐기는 애장품을 제작하는 듯한 그런 기분이었지요." "네에...선생님, 이번 팔스타프는 선생님께서 충분히 사랑에 빠지실만 했습니다. 저희 독자들을 위해 이번 작품 줄거리를 짧게 요약해서 한 말씀 해 주시지요." "<팔스타프>는 1889 년에 착수하여 약 4 년간에 걸쳐 완성한 희가극입니다. 이 대본은 대본가인 '아리고 보이토'가 셰익스피어의 <헨리 4 세> 제 1,2 부의 일부분과 <윈저의 명랑한 아낙네들>을 소재로 하여 만든 총 3 막의 희가극이지요, 때는, 1399 년 부터 1413 년에 걸친 영국 국왕 헨리 4 세 치하, 장소는 잉글랜드 중부의 도회 윈저거리지요... 몰락한 귀족이자 술꾼인 주인공 <팔스타프>가 두 명의 유부녀에게 연문을 보내 유혹하려고 하지만 도리어 그녀들에게 우롱당하고 끝내는 여러 사람들 앞에서 사죄한다는 내용이지요. 팔스타프의 멜로디 라인은 아주 작은 디테일로 쪼개지고, 등장인물도 이 작품에 서는 이전처럼 주연, 조연으로 나뉘어 지지 않았어요. 모든 등장인물이 거의 같은 비중으로 배역을 맡았고, 종래의 아리아 개념을 이 작품에선 찾기 어려울 것입니다.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의 대부분이 레치타티보 형식으로 대화를 주고 받는 듯한 느낌이 들지요." "네에 그렇군요. 바그너 악극이 늘 여성숭배를 중심으로 전개됐다면, 선생님의 작품은 늘 남성 중심으로 극을 전개하시곤 하셨는데 이번에도 역시 남성을 중심 으로 내세우신 겁니까?" "그렇다고 볼 수 있지요. 여전히 남성 테너들이 중심을 이루니까요. 그렇지만 이번엔 극을 전개하는 방식이 예전과는 전혀 다르지요. 이번엔 출연한 남자 배우와 여자 배우들이 모두 다 주연이며 또한 조연이니까요." 2 월 오후의 햇살이 유리창 안으로 후두둑 후두둑 뛰어 들어왔다. 아직도 군데 군데 겨울이 깃들어 있는데도 정원 어딘가에 새 봄의 향기가 푸르스름한 안개 처럼 밀려들고 있었다. 하녀가 따뜻한 차를 다시 가져와 빈 찻잔에 그득히 부어주고 갔다. 목이 말랐던지 루돌프 기자가 찻잔을 들어 차를 꿀꺽꿀꺽 단숨 에 다 들이켰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베르디의 입가에 미소가 노을처럼 번졌다. 현재의 베르디 생가 "루돌프씨...출출하시면 파네토네와 과일 좀 내오라고 할까요?" "아니 괜찮습니다. 6 시에 저녁식사 약속이 있어서요..선생님께선 그동안 이탈리아 오페라 사상 최대의 작곡가란 찬사를 들으시며 소리를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 전통을 받아 드렸지요. 오케스트라의 연극적 효과를 이용하여 이탈리아 오페라에 이상적인 양식의 완성을 가져오셨고, 이탈리아 가극의 장점인 성악적인 아름다움도 남김없이 활용하면서 극적 진실성과 개성적인 표현을 하셨는데요... 이번 <팔스타프> 마지막 장면에서 '인간의 사명은 이같은 것이다. 익살은 천부의 재능, 즐거움을 아는 사람은 현명한 사람이다. 라는 합창과 함께 극을 끝내셨는데 그런 노래로 마지막을 장식한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 가요?" "뭐..특별하달 것까진 없고 제 나이 팔십이 되니까 가끔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이 꼭 명예나 부, 권력이나 생계를 위해서 일하는 것은 아니라고요...그저 좋으니까, 그 일이 나를 즐겁고 행복하게 하니까 일을 하는 거라고..." "네에..그렇지요. 자신의 일을 즐기면서 하는 사람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지요. 이번 팔스타프 공연 전에 선생님께선 배우들과 하루에 8 시간씩이나 리어설을 하셨다고 들었는데, 여든이라는 연세에도 불구하고 그 누구보다 젊은 에너지로 완벽한 연습을 시키시는 선생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하는데 선생님께서 이렇게 오래도록 젊음을 유지하실 수 있는 비결이 있다 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리고 보이토 "그건 아마 이 나이에도 제 안에 열정이 있어서 일 겁니다. 열정은 나이를 가리지 않지요. 내가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마음만 먹는다면 열정은 언제든지 내 안에서 뜨겁게 분출되는 거지요. 마치 휴화산에 갇힌 용암이 뜨거움을 더는 참지 못하고 분출하듯이...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마음 속에 그런 열정 하나씩을 지니고 사는데.. 다만 그것을 꺼내쓰는 방법을 모르고 있을 뿐이지요.." "정말 그렇군요. 사람에겐 누구나 열정이 있다. 허지만 그것을 깨내 쓰는 방법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참으로 좋은 말씀이십니다. 오늘 이렇게 선생님을 직접 뵙고, 많은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어서 무척 행복했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한 이 시간이 저에게도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선생님...아직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으셨을텐데도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찾아뵙고 좋은 말씀 듣고 싶은데 괜찮으시겠어요? " "네에~ 루돌프 기자라면..언제든지 대환영입니다. 찾아 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고맙습니다." 베르디는 쇼파에서 일어난 루돌프 기자를 두 팔 벌려 뜨겁게 안았다. 유년시절 할아버지에게서 느꼈던 아늑함과 포근함이 루돌프의 늑골 깊숙이 전해져 왔다. 루돌프는 베르디의 품에 안겨 잠깐동안 이지만 진심으로 기도했다. '하느님..이 노장의 아름답고 순수한 작곡가를 오래오래 보호하소서!' 루돌프는 베르디의 집을 나와 옷소매로 스며드는 차거운 바람에 코트 깃을 세우며 시가 한 대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부쳤다. 그리고는 머언 불빛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까만 비로도를 깔아 놓은 듯한 어둠 속에서 무수히 작은 별들이 바람에 스치우고 있었다. 그는 잠시 머리 속에서 내일 쓸 기사를 떠올려 봤다. 그에게 오늘 하루는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베르디라는 한 거인의 모습, 위대한 음악가의 얼굴이 어느틈엔가 그의 가슴에 산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그는 이번 주에 올릴 신문기사 제목을 떠올리며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1893 년 2 월 9 일 밀라노의 '스칼라좌'에서 열린 '주세페 베르디'의 <팔스타프>는 
    대성공이었다. 베르디와 보이토는 끝날줄 모르는 갈채에 답례하다가 결국은 극장 
    사잇길로 피신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호텔에서 그들은, 열광하는 인파를 다시 만나 베르디는 세 번이나 발코니로 
    나와 팬들에게 답례를 해야 했다. 이번에는 모든 사람들이, 하물며 평론가들까지 
    이구동성으로 베르디를 극찬했다.
    베르디가 계속 비극작품을 쓰는 동안에도 이탈리아 오페라는 '도니제티'의 수준을 
    넘지 못하고 늘 제자리 걸음을 했던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베르디가 희극 오페라를 
    등한시 해 온 것은 아니었다. 베르디는 이미 <왕국의 하루> 이후 무려 50 년 동안이나 
    새로운 희극 오페라 대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희극 오페라를 쓰지 못한 것은 좋은 대본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는데 
    1889 년 보이토에게 받은 <팔스타프>의 대본은 베르디가 새로운 형식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계기가 되었다.
    베르디의 이번 작품 <팔스타프>는 실로 이탈리아 희극 오페라에 또 하나의 장을 
    여는 새로운 작품이었다. 따라서 이번 <팔스타프>는 내용 뿐 아니라 그 음악 
    언어에서 베르디의 이전 작품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전에 보여주던 멜로디 라인은 아주 작은 디테일로 쪼개지고, 등장인물도 이 작품
    에선 이전처럼 주역, 조역으로 나뉘어 지지 않는다. 모든 등장인물이 거의 같은 
    비중으로 배역을 맡고 있을 뿐 아니라 종래의 아리아 개념은 여기서는 찾기 어렵고, 
    거의가 레치타티보 스타일로 부른다. 몇가지 아리오소와 독백이 있을 뿐이다. 
    오케스트라는 마치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희가극을 보여주는 듯 하다.
    
    오페라 <팔스타프>를 감상하는 즐거움 중 하나는 
    '세상은 다 아는데 정작 본인만 모르는 것에 대한 우스꽝스러움, 즉 착각은 자유다.' 
    라는 사실이다.
    돼지처럼 뚱뚱하고 욕심 많은 팔스타프가 아직도 자신은 여전히 청춘이며, 멋지고 
    인기있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에 청중들은 배가 술통처럼 나온 이  뚱보를 보면서 
    어이없어 손가락질 하고, 조소하며 마음껏 비웃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극이 
    끝날 때 쯤엔 그 누구도 이 어처구니 없는 뚱보의 행동들을 미워하기는 커녕 오히려 
    좋아하게 된다. 그는 결코 미워 할래야 미워할 수 없는 없는 귀염성 있는 아저씨이기 
    때문이다.
    베르디는 <팔스타프>에서 '이 세상 모든 것은 익살이라네, 사람은 누구나 광대로 
    태어난 것을' 이라며 빛나는 위트로 자유로운 노년을 노래했는데 이 노래에 바로 
    80 세의 베르디 인생관이 몽땅 응촉돼 있었던 건 아니었을까?
    이번에도 '보이토'는 대본에서 능란한 솜씨를 보여주었다. 전체 줄거리는 셰익스피어의 
    <윈저의 명랑한 여인들>을 토대로 만들었고 <팔스타프>의 성격은 <헨리 4 세>를 
    따랐다고 한다.
    베르디의 <팔스타프>는 비극 일색의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낙후되어 있던 과거의 
    희극 오페라 전통을 일거에 깨부순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이다. 
    따라서 이 작품은 전통적인 이탈리아 오페라의 보수성을 이미 훌쩍 뛰어넘어 버린 것이다.-  
    
    
    [베르디의 팔스타프 해설] 
    
    1막) 
    늙은 뚱보 팔스타프는 돈이 떨어지자 마을의 부유한 부인인 알리체 포드와 메그 페이지에게 
    똑같은 내용의 편지를 보낸다. 허지만 두 부인은 똑같은 연애편지를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퀴클리 부인의 도움으로 팔스타프를 혼내줄 계획을 세우게 된다. 한편 알리체의 남편 포드는 
    팔스타프가 자신의 아내를 노린다는 것을 알고 속을 태운다.
    (아홉 명이 서로 떠들어대는 이 복잡한 중창은 베르디의 원숙한 경지를 확인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여러 사람이 뒤섞여 어지럽게 노래하는 사이사이에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나네타와 
    펜톤이 서정적인 이중창을 부르는 것도 이채롭답다. 1막 피날레의 9중창에서는, 초반에는 각자 
    노래하다 여자들끼리 그룹을 지어 노래하고, 남자들도 마찬가지로 각자 노래하다가 그룹을 이룬다. 
    그리고 이 두 그룹의 노래가 한데 어우러지다가 요란한 웃음소리로 1 막이 마무리 된다.)
    
    2막)
    팔스타프는 엘리체가 만나고 싶어 한다는 말에 속아 기뻐하며 알리체를 만나게 되는데 허지만 
    이것은 함정이다. 사실은 팔스타프를 혼내 주려고 알리체, 메그, 퀴클리 부인이 미리 계획한 덫에 
    팔스타프가 빠져든 것이다. 알리체와 팔스타프가 함께 있는 동안, 메그와 퀴클리 부인은 그 두 사람
    에게 포드가 왔다고 거짓으로 알린다. 그런데 정말 포드가 몽둥이를 들고 들어오자 팔스타프는
    빨래 괴짝 속으로 숨어 버린다. 부인들은 팔스타프가 들어있는 빨래 괴짝을 템스강으로 던져버리
    고는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팔스타프를 내려다보며 박장대소한다.
    (팔스타프는 우쭐거리고 의기양양해 하면서 열정적으로 [앨리스는 나의 것 Alice mia]를 부르다가 
    노래의 마지막에는 즐거워하면서 -가자, 늙은 존 Va, vecchio John- 이라며 자기 자신을 독려하며, 
    홀로 남은 포드는 남편의 질투가 담긴 장엄한 독백 (이것이 꿈이란 말인가? 생시란 말인가? )를 
    망연자실해서 부른다. 
    
    팔스타프가 집으로 들어오자 앨리스가 노래를 부르며 그를 환대하자. 팔스타프는 앨리스의 류트 
    반주 에 맞추어 '내가 노르 폴크 공작의 시종 노릇을 하던 시절에는 동안이었다네'라는 노래를 
    부른다.
    3막)
    이후, 퀴클리 부인은 다시 팔스타프에게 뿔 달린 사슴 차림을 하고 알리체를 만나러 갈 것을 권유
    한다. 윈저 사람들은 한밤 중에 도깨비 분장을 하고 사슴 분장을 한 팔스타프에게 몽둥이 세례를 
    퍼붓는다. 팔스타프는 그제서야 모든 것이 자신을 혼내주려는 장난임을 깨닫고 용서를 구하며 
    막이 내린다.
    (등장인물 모두는 팔스타프의 선창으로 ‘세상만사는 희극이며 남자들은 타고난 어릿광대 ’라고 
    노래하며 오페라의 피날레를 장식한다.)
    추신 -  베르디와 루돌프 기자가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베르디의 <팔스타프>에 대한
              여러가지 자료를 근거로 해서 제가 직접 쓴 저의 꽁트임을 알려드립니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감꽃향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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