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17. 10:58ㆍ나의 이야기/My Photos
시카고 보타닉가든
아래 빨간 줄로 표시한 3개의 섬이 일본정원 그리고 위에 빨간 화살로 표시한 게 거미 섬
거미 섬에는 거미보다 꽃들이 한창이네.
시카고 보타닉가든은 385에이커의 숲에 9개의 섬으로 구성되었다.
27개의 정원이 있고 시카고 근교에 있는데
Chicago Horticultural Society에서 운영을 한다.
9개의 섬 중에서 3개의 섬이 일본정원에 속한다.
그리고 내가 오늘 올리는 거미 섬은 섬 중에서 가장 작은 섬이다.
쭉쭉 뻗은 자작나무가 섬을 채우고 있어서 나무다리를 건너서 섬에 들어가면
한 여름에도 어둑어둑한 게 정말 거미들이 금방이라도 나올 것 같은 느낌을 주어
봄, 여름에는 잘 들르지 않았다.
그런데 2년 전부터 이 작은 섬에 야생으로 피는 꽃들을 심기 시작을 해서
야생 꽃을 카메라에 담으려고 자주 들르게 되었다.
일반 정원에서 볼 수 없는 꽃들이 많이 피고 있다.
아주 작은 섬이라 비가 많이 오면 거미 섬으로 들어가는 나무다리가
물에 잠겨서 출입금지라는 사인이 입구에 있다.
올해 늦은 봄의 풍경
올해는 이른 봄에 비가 자주 와서 예년보다 더 많은 꽃들이 피었다.
멀리서 보니 이 작은 섬이 불이 붙은 것처럼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뱀무(Avens)라고 부르는 꽃들이 동산을 덮고 있었다.
그리고 물가에 붓꽃들이 한창이다.
붓꽃의 색은 내가 좋아하는 옅은 청보라 색이다.
야생으로 피는 제라늄도 다른 데 핀 것보다 색이 참 아름답다.
위에서 부터 물봉선,Spigelia marilandica, 투구꽃, 뻐꾹나리 그리고 마편초
여름이 오면 내가 좋아하는 물봉선이 피고 라군에는 수련이
그리고 제일 멋있는 마편초가 피고
늦은 여름에는 빨간 야생 꽃, Spigelia marilandica가 한여름 밤에 불꽃놀이를 펼치고
가을이 시작하면 수줍은 가을 아네모네가 고개를 내밀고
가을이면 나의 마음까지 뺏어가는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하고.
가을이 다 지나갈 쯤에는 청둥오리들의 보금자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
또 이렇게 연인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만남의 장소를 주고..
거미를 찾아 거미 섬으로..
작년 이 맘 때에 손주, 챨리가 다니러 왔다.
“오늘은 어디를 가고 싶나?” 하고 물었더니
“할머니 거미(Spider)가 보고 싶다.”해서
“그럼 오늘은 거미를 보러가자.”고 말은 했는데 어디서 거미를 보나
생각을 하는데 갑자기 이 거미 섬이 머리에 떠올랐다.
“오늘은 보타닉가든에 가자.”하니
“할머니 보타닉가든에 가면 거미를 볼 수 있냐?”고 물어서
“거미 섬에는 분명 거미가 있을 거야.” 대답을 하고
보타닉가든을 향했다.
거미 섬에 가니 야생 꽃들이 피었다.
올해처럼 화려하게 피지는 않았다.
다리를 건너고 어둑어둑한 동산을 한 바퀴 돌고 작은 벤치에
앉아서 쉬는데 챨리는 거미를 찾는다고 땅만 보고 다닌다.
한참을 찾아 헤매도 거미는 보이지 않았다.
“할머니 왜 거미 섬에 거미가 없냐고?”고 물어
“챨리가 무서워 다 도망을 갔나보다.”
한 십 여분을 찾다가 포기를 하고 보타닉가든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집에 가려고 차를 탔는데 챨리의 Car seat에 작은 거미가 기어가는 게 보였다.
그렇게 찾고 찾던 거미가 이렇게 먼저 차에 들어와 기다리고 있었나?
거미 섬에서 챨리의 옷에 묻어왔는지?
거미를 봤으니 집에 가져가지 말고 우리집보다 거미한테 더 좋은
이 보타닉가든에 놔두고 가자고 설득을 시켜서 거미를 주차장 옆의 꽃밭에 풀어주었다.
돌아오는 길에 이 노래를 응얼응얼 하더니 조용해서 보니 곤하게 자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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