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을 보내면서..

2019. 12. 25. 22:37나의 이야기/나의글


































2019년을 보내면서.

 

오늘 아침 일어나 신문이 왔나하고 밖을 보니 온통 뿌연 게

차고 앞이 보이지 않았다.

아침 6시가 되면 겨울이라도 차고 앞이 훤하게 보이는데

이상해서 나가 보니 안개가 자욱하게 하늘을 덮었다.


올해 겨울은 11월 전, 할로인 데이에 폭설이 내리고 11월 초순에

폭설이 내려서 이번 겨울에는 자주 눈이 오겠다고 예상을 했는데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 둔 오늘 24일에는 봄날처럼 따뜻하겠다고

했고 이렇게 따뜻한 날씨로 아침에 안개까지 끼었다.


신문을 가지러 나가니 바깥 공기가 상쾌하다.

여름 안개와는 다르게 공기가 적당하게 차고 촉촉한 이슬과 같은 안개가

피부에 닿는 게 너무 좋다.

 

아침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무엇을 할까?

오랜만에 2-3일을 집에서 쉴 수가 있어서 마음이 넉넉하다.

그동안 정리를 하지 못한 사진을 정리할까? 생각을 하다가

문뜩 작년 가을에 안개가 낀 보타닉가든의 멋진 풍경이 떠올라서

오랜만에 안개가 낀 보타닉가든의 풍경을 찍자하고

카메라 가방을 들고 집을 나섰다.


얼마나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는지 길거리의 신호등의 불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

짙은 안개로 앞에 가는 차가 잘 보이지 않았다.

다행하게도 학교도 방학이고 또 이른 아침이라 길거리가 한산했다.

그리고 날씨가 훈훈해서 차도가 얼지 않아 미끄럽지는 않았다.


보타닉가든에 도착을 하니 주중이고 크리스마스 전날이라 주차장도 텅텅 비었다.

카페에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이 몇 명 있었다.

나처럼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안개가 낀 경치는 참 멋있는데 사진을 찍으면 실제보다 훨씬 덜 멋있게 나온다.

지난번에도 안개가 낀 경치는 참 멋있었는데 집에 가서 컴퓨터에 다운을 하니

그냥 흐리멍덩한 사진이 나온 게 생각이 났다.


그래서 사진을 찍기는 해도 별로 기대를 하지 말고

이렇게 멋있는 안개 긴 보타닉가든을 걷는 것으로 만족을 하자하고 다짐을 했다.


사진을 대강 찍고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하고 집에 오는 길에

오랜만에 내가 좋아하는 그릇과 부엌살림들을 파는 “Home Good”에 들러서 오랜만에

예쁜 커피 잔을 사고 커피 빈을 사고 시간이 나면 예쁜 케이크를 만들어야지 하고

케이크를 굽는 데 쓰는 Cake mold를 샀다.

 

그리고 Cost Co 약국에 들러서 약을 받아가지고 집에 왔다.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왔는데도 일찍 집을 나서서 그런지 아직 12시도 되지 않았다.

먼저 사진을 다운하고 한 시간에 걸쳐서 포토샵을 대강하고 안개가 낀

보타닉가든의 풍경을 블로그에 올리고 카카오 톡에 올렸다.

 

 

점심을 먹고 집안 청소를 하고 나니

조금 피곤한 것 같아서 소파에 들어 누워 낮잠을 잘까했는데

잠이 오지 않았다.

다시 컴퓨터방에 와서 컴퓨터에 들어가니 얼마 전부터 사진을 정리를

하던 게 생각이 났다.


나는 12월 중순이 되면 사진들을 정리해서 지난봄부터 가을까지 찍은 사진 중에서

나의 마음에 드는 사진 100여개를 골라서 나의 블로그의 대문에 올린다.

100여개의 사진이 일 년 내내 나의 블로그에 들어가면 음악과 함께 나온다.

올해는 무엇이 분주했던지 아직 그 사진들을 다 뽑아 놓지를 못했다.

그래서 사진을 다 뽑아놓고 올해는 배경 음악에 나의 사진으로 만든

동영상을 올려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하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도 2-3 개를 올릴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동영상을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려서 보니 꽤 괜찮은 동영상이 되었다.

 

늦게 시작한 사진 그리고 사진을 찍으면서 방문하기 시작한 보타닉가든.

나에게는 매일 먹는 밥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밥도 매일 먹어야 하지만 보타닉가든에 가서 걷고 사진을 찍는 것도

나에게는 밥을 먹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나의 일상이고

또 사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한 부분이 되었다.

마음이 답답하거나 안정이 되지 못하는 날에는 보타닉가든을 한 바퀴 돌고

마구 사진을 찍다 보면 그런 마음이 다 사라진다.


찍은 사진을 반 이상 버릴 때도 많다.

그래도 좋다.

무언가에 열중을 할 수 있다는 것.

또 나의 사진을 카페에 올려서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만족이다.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진이라 내 놓을 것은 못되지만 그래도 열심히

아름답게 찍으려고 허리를 굽혔다 폈다 많은 운동을 하고 사진을 찍는

동안에는 아무 잡생각을 하지 않으니..

늦게 시작한 취미지만 너무 잘했다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항상 하고 싶었던 것은 그림이었는데 미대를 잠시 다닌 남편한테

그림을 배우려고 시작을 했는데 내가 봐도 너무 소질이 없는 것 같아 관두었다.


카페에 들어와 사진을 올리면서 사진을 잘 찍는 회원들한테 배우고

모방도 하고 그런 게 벌써 십년이 되었다.


그림은 백지를 하나씩 채우는 것이고 사진은 백지를 가득

채우고 있는 것에서 하나씩 제거를 하는 것이라고 카페의

회원의 말씀이 참 다가왔다.


특히 접사는 그런 것 같다.

그런데 마음을 먹은 데로 되지 않는다.

욕심이 많아서인지 모든 것을 다 사진에 올리고 싶다.

그때마다 법정스님의 빈 마음을 생각한다.

 



빈 마 음

 


등잔에 기름을 가득 채웠더니


심지를 줄어도 자꾸만 불꽃이 올라와


펄럭 거린다


가득한 것은 덜한 것만 못하다는


교훈을 눈앞에서


배우고 있다


빈 마음


그것은 무심이라고 한다


빈 마음이


곧 우리의 본 마음이다


무엇이 채위져 있으면


본 마음이 아니다


텅 비우고 있어야


거기 울림이 있다


울림이 있어야


삶이 신선하고 활기차다



 

법 정 스님 글

 

 



다가오는 2020년에는 더욱 더 마음을 비우고

힘차게 한 해를 보냈으면 좋겠다.

 

2019년 크리스마스를 보내면서

 





2019년에 찍은 사진으로 만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