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엄마에 그 딸?

2021. 9. 22. 14:36나의 이야기/나의글

 

 

 

 

 

 

그 엄마에 그 딸?

 

 

며칠 전에 딸한테서 전화가 왔다.

한국에 나간 작은 이모한테 카카오 톡이 아직도 되는지 하고 물었다.

카카오 톡이 되는데 뭐가 궁금해서 묻는 거냐고 하니

내가 피아노곡의 이름을 찾고 있는데 저번처럼

카카오 톡으로 자기가 음악의 첫 소절을 쳐서 보내면

이모가 듣고 이름을 알려줄 텐데 한다.

그런데 무슨 곡이냐고 물으니 딸이 마지막 피아노 발표회에서 친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네가 마지막으로 친 것은 쇼팡의 폴로네이즈인데

 

유튜브로 들어가서 

Polonaise in A flat major Op. 53를 입력하면 그 곡이 나올 거라고 가르쳐 주었다.

몇 분후에 전화가 다시 왔다.

엄마가 어떻게 기억을 하고 있었냐고 고맙다고 호들갑을 떤다.

 

 

우리 친정은 아버지가 음악을 해서인지

넉넉하지 못해서 셋방살이를 해도 다른 것은 없어도 피아노는 있었다.

모두가 가지고 있는 TV는 없어도 독일산 스테레오는 있었다.

그리고 언니와 동생은 덕분에 음악을 전공했고

동생은 피아노를 어려서부터 레쓴을 받았다.

그런데 나는 본래 소질도 없고 또 집안이 넉넉하지 못해

나까지 피아노 레슨을 받지는 못했다.

피아노를 칠 줄 아는 동생이 무척 부러웠다.

 

 

그래서 딸, 샌디가 5살 반이 되었을 때에 근처에 있는

North Park College에 피아노 레슨을 받게 하려고 갔다.

아주 자그마한 체격의 피아노 선생이

자기는 스즈키 방법으로 피아노를 가르치지 않으니

딸이 6살이 되면 데리고 오라고 했다.

그래서 6살이 지나자 말자 다시 갔다,

그래서 시작한 피아노를 고등학교 2학년까지 했다.

그리고 시카고에서 근교인 그랜뷰로 이사를 오면서 처음 독일 계통의 선생에서

직장 동료의 소개로 러시아에서 이민을 온 유태계 선생님한테서 레슨을 받았다.

 

 

딸은 나를 닮지 않고 동생을 닮았는지 피아노에 소질도 있고 많이 즐겼다.

그래서 대학을 가기 일 년 전까지 극성스러운 피아노 선생님 덕분에

competition에도 나갔다.

마지막에 나간 쇼팡 피아노 competition에서 친 곡이

이 Polonaise in A flat major Op. 53이다.

 

띨이 고등학교를 들어가 벤드부에 들면서 어떤 악기를 부는 게 좋으냐고

물어서 내가 평소 너무나 좋아하던 모찰트의 클라리넷 콘첼토가

생각이 나서 제 2의 악기는 클라리넷이 좋겠다고 했다.

나중에는 모찰트의 클라리넷 콘첼토의 일부를 연주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좋았던지

학교의 다른 행사는 가지 않았어도 밴드부의 정기 연주에는꼭 참석을 했다.

 

한참이 지난 지금 생각하면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내가 너무 딸을 강요를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 딸은 두 아이를 키우면서 열심히 피아노 레슨도 보내고

큰 아이 챨리는 딸이 하고 싶었던 첼로 레슨도 받고 있다.

 

 

딸한테 너무 애들 힘들게 하지 말라고 하면

배울 때는 힘이 들었어도 다 지나고 나니

조금 강요를 한 엄마한테 너무 감사해 한다고 ...

 

 

그리고 딸이 챨리의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future..Yo Yo Ma, Charlie...

 

 

 

 

조 성진 지난 2015년에 쇼팡 피아노 경연대회에서 일등을해서

갈라 쇼에서 앵콜로 친 곡 : Chopin Polonaise in A flat major Op. 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