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단상

2022. 2. 14. 01:08나의 이야기/나의글

 

 

 

 

 

 

 

 

 

 

 

 

 

 

 

 

 

일요일  단상

 

 

오늘은 미국의 명절과 같은 수퍼 볼(Super Ball)을 하는 날이다.

아침에 일어나 밖을 보니 어제 밤에 조금 눈이 휘날려

밖의 풍경이 겨울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준다.

내가 미국에 와서 수퍼 볼을 보기 시작한 것은 시카고의 Bears가

챔피언이 된 1986이다.

엊그제 같은데 36년 전인 것이다.

남편도 미식축구를 좋아해서 친구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우리 집에서 먹고

저녁부터 밤 7-8시까지 보았다.

나는 스포츠에 소질이 없으나 미식축구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일요일에 본다.

오래 보다 보니 심판관의 모든 동작까지 알게 되어서 남편이 같이 앉아 보면서

 "너는 심판관을 해도 되겠다."고 농담을 했다.

 

오늘도 저녁을 일찍 먹고 혼자서 TV앞에 수퍼 볼 56을 볼 것이다.

 

 

 

내년, 2023년에는 의과대학 졸업 50주년이라 커다란 행사가 있을 거라고 한다.

아마 이 행사가 전체 행사로는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을 한다.

강산이 변해도 5번이 변한 세월인 것이다.

더 많은 동창들의 참석을 위해서 미국에 있는 동창들의 연락처를

알아내기 위해서 구굴로 들어가니 운이 좋게 뉴욕에서 아직 개업을 하고

있는 동창의 전화번호를 알아내었다.

다음날 전화를 하니 받아서 어렵게 이것저것 설명을 하고 드디어

50년 만에 소식을 전하게 되었다.

일단 셀폰 번호만 알아내고 한국에서 총무로 일을 하는 동창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주었다.

 

나는 한국을 두 번을 방문했지만 학교 행사에는 한 번도 참석을 하지 못했다.

남편은 의과대학의 4년 선배이다.

그런데도 우리 둘은 한 번도 학교행사에 참석을 하지 못했다.

별로 어디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성격의 소유자인 남편과 살다 보니

나도 그렇게 변했는지 또 여기 미국에서의 생활이 힘들어서인지

어떻든 따로 한국을 우리 둘 다 두 번 한국을 방문한 게 전부다.

 

나의 입장이 이러하니 여기 미국에 있는 동창에게 전화를 해서

50주년 기념행사에는 같이 나가자고 강요?를 할 수가 없다.

전화 연락을 별로 하지 않다가 갑자기 이 행사를 위해서 전화를 한다는 게

정말 잘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내년 행사에 나갈 수 있어서 많이 기다려지기도 하고

졸업 후에 한 번도 학교 행사에 참석을 하지 않은 나 자신도 조금은 망 서려 지는 게 있다.

 

졸업 후에 50년 생활이 모두 다 다르니.

만족한 삶을 산 동창도 있겠고 또 운이 같이 하지 않아 어려운 것을 격은 동창도 있을 것이다.

 

50주년 행사에 많은 동창들이 참석을 했으면 좋겠지만

부담 없는 서로 만남의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2022년 2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