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4. 03:44ㆍ나의 이야기/나의글
친구가 보낸 봄
일월이 되면 연하장 대신 서울에 있는 친구에게서 작은 소포가 온다.
그 속에는 그녀가 지난해에 그린 작품과 김진명의 ‘한국의 야생화’달력이 있다.
친구와 나는 대학 동창이다.
그리고 인턴을 같은 병원에서 했다.
친구와 나는 같은 동네는 아니라도 근처에 살아서 학교가 끝나면
집에 갈때 버스를 같이 타고 둘이서 걷던 일이 많았다.
가을에는 낙엽이 떨어진 중앙청 앞을 둘이서 걸으면서
이 얘기, 저 얘기 쉴 새 없이 얘기하고 깔깔 거렸다.
무슨 할 말이 그렇게도 많았던지?
3년 전에 한국에 나갔을 때에 바쁜 직장생활에도 불구하고
하루 시간을 내어 같이 이것 저것 구경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림을 그려서 그런지 아직 소녀 같은 마음과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친구의 작품을 보면 그녀의 냄새가 난다.
포근하고 언제나 자기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친구.
오래 전에 우리 동기 하나가 미국에 연수를 하러 왔다가 한국으로 돌아가면서
우리 집에 들러 이틀을 지내고 갔다.
동기가 이 친구 소식을 전해 주면서 요즘 세상에 보기 드문
참 순수한 마음을 가진 친구라고.
아마 이런 순수한 마음이 작품에 반영이 되는 것 같다.
그녀의 아름다운 작품에 시를 답례로 보내고 싶다.
정호승의 '봄 길' 그리고 이해인의 '봄과 같은 사람'이다.
이계숙 作 봄길/35X34cm
2012년
봄 길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나는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다.
정호승
이계숙 作 봄/ 68X68cm
2012년
봄과 같은 사람
봄과 같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일가 생각해 본다
그는 아마도 늘 희망하는 사람, 기뻐하는 사람,
따듯한 사람, 친절한 사람, 명랑한 사람, 온유한 사람,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
창조적인 사람, 긍정적인 사람일게다.
자신의 처지를 원망하고 불평하기 전에
우선 그 안에 해야할 바를 최선의 성실로 수행하는 사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과 용기를 새롭히며 나아가는 사람이다
이 해인
친구야 고맙다.
항상 건강하고, 순순한 마음을 잃지 말고,
봄과 같은 사람으로 살기를 바란다.
이 봄 길을 걷고 있는 우리들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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