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19. 12:02ㆍ나의 이야기/나의글
나는 겨울이면 시간의 여유가 많아서 주말에는 가끔 한국에서 하는 연속극을 인터넷을 통해 본다. 지난번에 연속극에 젊은 세대들이 아이를 키우는 장면에 영재교육이 나왔다. 그 에피소드를 보니 딸애가 어렸던 시절이 생각이 났다. 딸, 쌘디가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이다. 내가 직장에 다니고 있었으니 여름방학만 되면 어디에 애를 맡기나? 어느 캠프에 애를 보내야 하나? 캠프를 보내도 길어야 2주 정도이니 3달의 방학기간을 돌봐줄 집이나 사람을 찾아야 했다. 초등학교 2-3학년 때에는 YMCA에 보냈다. 그런데 4학년이 되더니 2년 동안 연거푸 다닌 YMCA는 가지 않겠다고 했다. 시카고에 사는 동창생한테 정보를 물으니 우리 집에서 과히 멀지 않은 곳에 프로그램이 좋은 여름학교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일을 끝내고 그 학교에 들러서 지원서를 가지고 왔다. 그런데 지원서를 자세히 보니 영재교육을 하는 학교였다. 여기서는 ‘Gifted Program School’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친구한테 물으니 자기 딸도 일 년 전에 다녔다고 했다. 쌘디는 초등학교 2학년까지 시카고에 있는 Catholic School(천주교에서 하는 학교)에 다니다가 3학년이 시작되고 몇 달 있다가 여기 그랜뷰로 이사를 와서 이 타운에 속하는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었다. 학교에 적응이 되지 않아서 그런지 3학년 때의 학교 성적은 별로 우수하지 못했다. 그래도 2학년까지는 성적이 아주 우수한 편이었고 또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아빠를 닮아서 그림에 소질이 있어서 학교에서 작은 ‘피카소’로 불리었고 또 피아노도 잘해 피아노 선생의 #1 학생이었고 가끔가다 너무 상상력이 풍부해서 선생님을 놀라게 한 것. 나의 어린 시절과는 너무 달라 쌘디가 은근히 영재가 아닌가? 생각도 하고 있어서 들어가는데 문제가 없겠지 하고 원서를 제출했다. 원서를 내고 한 2주가 지나니 학교에서 편지가 왔다. 그 편지에 귀하의 자녀는 영재가 아니기 때문에 받아 줄 수가 없다고. 다른 보통학교를 알아보라고. 고슴도치도 자기 자식은 예쁘다고 생각 하는 것처럼 나도 우리 딸애가 누구보다 머리도 좋고 영리한 아이로 착각을 한 것 같다. 며칠 후에 쌘디가 “언제부터 여름학교가 시작하나?”고 물어서 쌘디의 기를 죽이고 싶지 않아 그 학교는 내가 일을 끝내고 데리러 가기도 힘들고 아빠가 데려다 주기도 힘드니 이번 여름방학에는 루시네 집에 가서 지내라고 하니 눈치가 빠른 쌘디가 “내가 성적이 아주 뛰어나지 않아 영재학교에 못가는 거지?”했다. 그래서 “나는 영재학교보다 어릴 때에는 네가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재미있게 방학을 보내는 것을 더 좋아 한다“고 말했다. 루시는 옆에 사는 친구의 둘째 딸 이름이다. 그 친구는 딸이 둘이 있는데 루시는 쌘디보다 한 살이 더 많고 그 위로 4살이 더 많은 딸. 지희가 있다. 지희가 루시와 쌘디를 2년을 여름방학동안 돌봐주었다. 영재교육 대신에 사회공부를 한 샘이다. 과연 영재교육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나의 친구들의 애들 몇 명이 영재학교를 다녔다. 영재학교를 다니지 않은 쌘디가 영재학교를 다닌 친구들의 애들보다 지금은 더 학구적인 그리고 더 힘든 직업에 종사하고 있으니. 이 만큼 자립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직업을 가지고 일을 하는 딸을 보면 대견하다..
영재교육은 받지 못했지만...
딸의 사진 중에서:앵무새 튜립과 꽃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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