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4. 13. 05:05ㆍ나의 이야기/나의글
첫 손자를 보면서..
지난 3월 26일에 내가 첫 손자를 보았다.
딸은 사내아이를 예정일보다 조금 빠르게 순산을 했다.
딸은 내가 사는 Illinois Glenview에서 차로 2시간 45분 걸리는 위스콘신에 살고 있다.
딸이 퇴원하는 3월 28일 아침 일찍 집을 떠났다.
지난번에 방문을 했을 때에는 타주에서 새로 이사와 아파트에서 살고 있었다.
이 새집은 내가 지난 가을에 방문 했을 때에 거의 다 집이 완성된
상태라 한번 가본 기억이 나 쉽게 찾았다.
조금 기다리니 딸과 사위가 애기를 데리고 왔다.
인터넷을 통해 본 손주를 처음 보니 가슴이 뛰는 것보다
딸도 처음에는 이렇게 작았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3일째 되던날..
집에 들어가니 나의 정다운 孫犬 다윈이 반가워 죽겠다고 뱅뱅 돌고
껑충껑충 뛰어 오른다.
그리고 딸이 며칠 집을 비우고 포대기에 아기를 안아 들어오니
딸한테는 가지 않고 자꾸 나한테만 매달린다.
이렇게 해서 나의 열흘간의 방문이 시작되었다.
열흘간 지내면서 딸이 혼자 아기를 돌볼 수 있도록 준비를
해 주어야하고 또 사위도 조금은 훈련을 시켜서 내가 떠난 후에
딸을 도우도록 만들어야 했다.
3-4일이 지나니 딸이 혼자 아기 귀저기도 갈고 또 밤에는
아기와 함께 같은 방에서 자면서 모유도 먹이고
초저녁에는 사위가 2시간 아기를 보면 딸이 눈을 붙이고.
생각보다 수월하게 적응들을 해서 참 대견했다.
딸은 몸이 가벼워서 그런지 회복도 무척 빨랐고
아기에게 필요한 물건도 운전을 해서 사오기도 하고
내가 떠나기 몇 일전에는 밖에서 아기, 딸, 나 그리고 다윈이 함께 한 30분을
근처 공원에서 산보도 했다.
딸이 사는 근처에 아름다운 조그마한 타운을 구경시켜 주겠다는 것을
아기가 너무 나가는 게 빠르니 다음에 하자고 했다.
다윈이 챨리를 쳐다보다..
이렇게 딸의 산후 뒷바라지를 하니 오래전에 내가 딸,쌘디를 낳았을 때에
친정어머니가 와서 돌봐주시던 게 생각이 났다.
친정어머니는 그때에 미국 서부 쌘프란씨스코에 계셨다.
우리는 그때에 침실이 두 개인 아파트에 살고 있었다.
나는 모유를 먹이지 않고 분유로 시작을 했으니
밤에는 엄마가 애기를 데리고 주무셨다.
신생아들은 2시간 마다 깨어서 먹을 것을 찾으니
아마 밤에는 한잠도 주무시지 못하셨을 거다.
그런데 나는 옆방에서 밤새 한 번도 깨지 않고 잘 잤으니.
그리고 낮에는 엄마가 끓여주시는 미역국이나 먹고 애기 기저귀나 가끔 갈고.
지금 생각하니 너무 철딱서니 없이 굴었던 것 같다.
지금 딸이 나에게 아기를 보라고 주면서 밤새 쳐다보지도 않았으면
나는 무척 화를 내고 불만을 털어 놓았을 것 같다.
딸은 내가 매일 저녁 준비를 하는 게 미안 했던지 하루건너 음식을 사위가
퇴근 하면서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해서 가지고 왔다.
할머니가 된 지금에야 엄마의 노고를 알게 되었으니
생존하셔서 증손자를 보면 얼마나 기뻐하셨을 가?
그리고 손녀를 얼마나 대견해 하셨을 가?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께
“ 이 철부지 딸이 할머니가 된 이제야 어머니의 크신 사랑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머니 너무 감사 했습니다”
"그리고 많이 보고 싶습니다."
Charles S. K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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