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여름을 잡고 싶구나.
2014. 8. 24. 10:48ㆍ나의 이야기/나의글
봄이 늦게 온다고 조바심을 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보타닉가든에는 가을이 엿보이고 있다.
나이가 드니 세월이 더 빠르게 가는 것 같다.
어릴 때에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데
세월이 거북이걸음을 해서 애를 태우더니
이제는 세월이 조금만 천천히 갔으면 하는데
줄달음을 치니.
떠나가는 여름의 끄트머리를 나의 카메라에 담아두고 싶어서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도착하니 아직 이른 아침이라 방문객들이 많지 않다.
아침의 고요가 그대로 호수에 잠겨있다..
그리고 나를 아침의 고요에서 끌어내고 있다.
앞에 보이는 카페테리어를 보니 커피 생각이 간절하다.
카페테리어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야생가든에
그리고 나의 씨크릿 가든도 기웃거리고.
오늘은 이렇게 느릿느릿 걸으면서 남은 여름을 한껏 즐기리라
마음을 먹어본다.
화려한 여뀌가 핀 오솔길을 따라 커다란 침상벤치에
나를 맡기고
다리를 건너가니 라군을 따라 핀 해바라기가 나를 반기네.
하얀 목수국의 향연이 나의 눈을 부시게 하는구나.
가을이 오고 있는 언덕에서 나도 바람 따라 흔들어본다.
홀로 남은 연꽃을 뒤로하고 입구로 돌아오니
띄엄띄엄 보이던 방문객들이 이제는 제법 많아졌다.
이 방문객들도 나처럼 떠나가는 여름이 아쉬워 이렇게 보타닉가든을 찾은 것 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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