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우소(解憂所)...변소 [便所] ...화장실.....

2015. 9. 25. 00:57나의 이야기/나의글

 

 

 

 

 

 

 

 

 

 

 

 

 

 

 

 

 

 

 

내가 가끔 들꽃 사진을 찍으려고 가는 자연공원 안에는 멋있는 맨션이 하나 있다.

이 맨션 앞에는 커다란 연회장이 있어서 주말이면 결혼식도 있고 파티도 있다.

연회장 안에는 커다란 벽난로가 있다.

연회장 주위로 꽃도 심고 꽃을 심은 화분이 여기저기에 있다.

이 공원 안에는 사슴들이 많이 있어서 이렇게 돌로 된 사슴동상도 맨션 옆에 있다.

돌로 된 벤치도 여기저기에 놓여있다.

 

 

 

 

자연공원에 가면 매번은 아니나 가끔 이 맨션에 들러서 꽃 사진을 찍는다.

지난 주말에는 이 맨션의 꽃 사진을 찍다가 우연히 화장실로 들어가는 입구에

화려한 전광판으로 만든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춤추는 여인의 실루엣과 밑에는 6명의 춤추는 여인들의 실루엣이다.

위에는 "RESTROOMS"라는 사인이 보였다.

화장실이라는 사인이다.

 

우리말에도 화장실을 의미하는 말이 무척 많다.

측간, 똥통, 변소, 해우소(解憂所), 뒷간 그리고 화장실.

미국에서도 Toilet, Lavatory, Restroom. Lady's/Man's room라는 말들이 있다.

 

화장실에 관한 유머도 많고 재미난 이야기도 많다.

 

나도 화장실하면 생각나는 게 몇 가지 있고 그 생각들을 하면

혼자서 비시시 웃게된다.

 

옆에 사는 동창이 7-8년 전에 한국을 방문했다

동창부부가 점심을 사겠다고 해서 멋있는 일식 음식점에 갔단다.

점심을 끝내고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웨이트레스에게

"아가씨 변소가 어디 있냐?"고 물었더니 웨이트레스가 눈이 둥그레지면서

"무엇을 찾으시냐?고 물어서 "변소를 찾는다."고 다시 말를 하니

여전히 알아듣지를 못하고 어쩔 줄을 몰라 하니

같이 간 친구가 "화장실이 어디 있냐?"고

고쳐서 말을 하니 알아 듣고 가르쳐 주었다고 했다.

한국에 있는 동기가 하는 말이 요즘은 변소라는 말은 쓰지 않는다고 했다.

 

친구가 "너도 알아두라."고 하면서 한국에 가면 변소라는 말은 쓰지 말고

화장실이라고 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나는 한국에 가면 써브하는 아가씨에게 "아가씨 이 식당의 측간은 어디에 있나요?"

하고 물을 것이다..

 

 

또 하나 생각나는 것은 내가 예과를 다닐 때다.

겨울에 봉사 활동을 하러 농촌에 갔다.

농촌에 가서 애들을 돌봐주고 또 야산을 개간해서 밭을 만들어 주는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시골이니 물론 변소는 우리가 묵는 집에서 십리?나 떨어진 곳에 있었다.

집에서는 밤에 한 번도 깨지 않고 아침까지 잤는데

변소, 뒷간이 멀리 있다고 생각을 하니 걱정이 되어 

잠을 설치니 한 밤 중에 뒷간에 가고 싶어

곤히 자는 옆의 친구를 깨워서 함께 갔는데

여자들끼리 가면 안 된다고 해서 남학생들이 머무는

건너편 집에 가서 나에게 봉사 활동을 권유한 치과대학에 다니는 남학생을 깨워

같이 가야하는 곤욕을 치루었다.

밖에서 남학생은 추워서 발을 구르고

나는 안에서 달걀귀신이 나올 것 같은  뒷간에서 움추리고 앉아 있었던

그 때를 생각하면 비시시 웃음이 나온다.

 

 

 

 

 

 

 

 

 

배경음악은 요즘 즐겨 듣는 Rene Aubry의 Les Voyageurs(여행자) 이다.

나는 여행을 하면 예민한 성격이 아닌데도 배탈이 잘 난다.

그래서 어디를 가던지 제일 먼저 체그를 하는 것이  '어디에 화장실이 있나?'다.

아무래도 여행은 나의 체질에 맞지 않는 것 같다.

집에서 딩굴딩굴하는 게 제일 좋으니..

 

 

 

 

Rene Aubry - Les Voyageurs(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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