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1. 11:48ㆍ나의 이야기/나의글
시월을 보내면서.
지난 주말에 보타닉가든의 가을 색을 담고 싶어서 준비를 하고
밖을 내다보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을 했다.
가을의 색을 찍기에는 가장 적기인 것 같아서 그냥 집을 나섰다.
차를 주차하고 오늘은 꽃이 있는 정원을 향하지 않고
나무들이 우거진 뒷길을 향해서 움직였다.
가을 단풍이 든 나무 아래의 억새풀도 단풍이 들어서
바람에 따라 물결을 치고 있다.
나무가 우거진 오솔길을 들어가니 벽난로가 있는 휴게소가
온통 황금빛에 둘러 싸여 있다.
비가 내리는 아침이라 걷는 사람도 없고 휴게소도 텅 비어 있었다.
언덕위에 빈 벤치도 풍성한 가을 단풍에 둘려 싸여서 쓸쓸한
느낌보다는 포근한 느낌을 준다.
벤치아래 쌓인 낙엽이 가을이 떠날 준비를 한다고 신호를 보낸다.
오솔길을 지나니 비가 점점 세게 내린다.
조금 떨어진 데 보타닉가든에 새로 들어선 Plant Science Center 건물이 보였다.
비를 피하기 위해 빠른 걸음으로 건물에 도착을 하니 이른 아침이라 문은 잠겨 있었다.
문 앞에 서서 비가 조금 그치기를 기다렸다.
한 20분을 기다리니 빗줄기가 가늘어져서 다시 카메라를 가방에서 꺼내고
삼발은 주머니에 집어넣고 카메라만 목에 걸고 다시 걷기 시작을 했다.
비가 온 직후라 바람도 더 세게 분다.
라군 옆에 서있는 나무들이 바람 따라 춤을 추고 있다.
나무 밑에 늘어선 풀들이 함께 출렁거린다.
다리를 건너 종각이 있는 언덕에 오니 농익은 가을 풍경이 나의 눈앞에 펼쳐졌다.
나무들의 단풍도 멋있지만 듬성듬성 벌판을 메꾼 가을 풀들의 하모니가 더 멋있다.
종각이 있는 언덕을 지나고 일본 정원을 들러서 가을 풍경을 담았다.
항상 마음을 차분하게 해 주는 일본정원은 정원을 만드는데
모든 경비를 후원한 사람은 미국 여자 분,Elizabeth H. Malott이다.
Mrs. Mallott는 부모를 따라 어린 시절을 일본에서 보냈다.
일본 정원의 단풍도 한창이다.
비에 젖어 색이 더 선명하다.
일본정원의 인공폭포를 찍고 나니 비가 다시 오기 시작해서
카메라를 가방에 넣었다.
이 사진과 글은 나의 블로그에 일주일 전에 올려놓은 것이다.
게시물을 Photo Essay방에 올리려는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해서 그대로 나의 블로그에 있다.
시월의 마지막 토요일인 오늘도 비가 출출 내려서 보타닉가든에 갈 수가 없었다.
대신 한 시간 떨어진 딸네를 방문했다.
나는 비가 내리는 날에 운전하는 것을 좋아한다.
비가 마음도 차분하게 만들어 주고 또 비가 내린 들판의 풍경도 아름답다.
오고가는 두 시간 동안 지난 주 Photo Essay방의 나의 게시물에
올린 댓글들을 생각했다.
하루에도 몇 번을 들어가 다시 댓글을 읽어보았다.
그리고 생각도 많이 했다.
이 음정에 글을 쓰는 님들의 대부분은 프로가 아닌 아마츄어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진도 마찬가지이다.
접사방에 올린 사진을 기술이 부족하다고 사진 찍는 법을 강의를 하고
또 이렇게 질이 좋지 않은 사진은 올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불평하는 님을 가끔 본다.
접사방은 전문사진작가들의 동우회가 아니다.
Photo Essay방도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시인, 수필 동우회가 아니다.
전문적인 글과 사진을 보고 싶으면 구태여 이 음정에 들어 올 필요가 없다
하루 종일 인터넷에 들어가 찾으면 모든 게 나오는 세상이니.
나는 이 Photo Essay방이 좋다.
사진이 있고, 음악이 있고, 또 자잘한 생활의 아름다움이 있어서.
P/S :
다른 님들의 맛이 가게 하는 가족 얘기, 손주자랑은 나의 일기에나 쓰려한다.
그리고 그동안 올린 팔불출 할머니의 손주자랑 글들은 모두 내렸다.
그렇지만 나의 작은 얘기는 계속 쓸것이다.
Philip Glass - Truman Sleeps (Extended Version)
트루먼 쇼 : The Truman Show
평범한 샐러리맨 트루먼 버뱅크는 아름다운 여인 메릴과 결혼했으며,
보험회사에 근무하고 어린 시절 아빠가 익사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에 물에 대한 공포증이 있다.
적어도 트루먼이 아는 한 이것은 의심할 여지 없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트루먼은 익사했던 아버지를 길에서 만나고
그가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것을 보면서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사실 트루먼은 하루 24시간 생방송 되는 쇼의 주인공이다.
본인은 아직 모르고있지만 전 세계의 시청자들이 그의 탄생부터 지금까지 일거수 일투족을 시청하고 있다.
그의 주변 인물도 모두 배우이고 사는 곳 또한 스튜디오였는데...
우연히 대학 시절 이상형의 여인이었던 실비아를 만난 트루먼은 자신 주변의 모든 것이 가짜라는 말을 듣는다.
트루먼은 실비아가 피지섬으로 떠난다는 얘길 듣고 늦게나마 그녀를 찾아 떠나기로 결심한다.
트루먼은 아내와 함께 떠나려고 하지만 번번히 실패한다.
주위에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안 트루먼은 마침내 혼자 떠나기로 결심하고,
카메라를 피해 바닷가로 간다.
방송국에서는 트루먼의 물 공포증을 이용하여 그를 붙잡아두려고 거대한 폭풍을 만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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