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10. 11:44ㆍ나의 이야기/나의글
봄을 기다리면서...
어제 밤에 천둥이 치고 비가 오더니
오늘 아침은 아주 매서운 날씨다.
아침에는 흐리던 하늘이 오후가 되니 조금씩
해가 구름사이로 보인다.
나의 꽃밭에 혹시 꽃 소식이라도 있나하고
나가니 아직 잡풀들만 가득하다.
잡풀들을 뽑는데 꽃밭의 한 구석에 푸른 게 올라오고 있어서
가까이 가보니 이끼가 벌써 소복하게 올라와있다.
자세히 보니 지난밤에 내린 비가 이끼의 새순에 달랑달랑 구슬처럼 달려있다.
일주일 전에도 잡초를 뽑고 작년에 핀 꽃들이 남긴 가지들을
잘라주었는데 그 때에 보이지 않던 이끼 새순들이 이렇게 매서운 날씨에 올라왔다.
여름에는 이끼들이 너무 밭을 뒤덮어서 제거하느라 혼이 나는데
푸른 것이 없는 초봄에 만나니 얼마나 반가운지?
사진기를 가지고 나왔다.
작은 이끼를 찍으려고 땅에 엎드리니
손발 그리고 무릎이 시리다.
땅에서 비리한 땅 내음이 난다.
이번 주말에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눈이 조금 내리겠다고 한다.
이왕 눈이 오려면 함박눈이 내렸으면 좋겠다.
빠끔히 나온 싹들의 이불이 되게.
3월 초 나의 꽃밭에서
꽃샘바람
이해인
속으로 나를 좋아하면서도
만나면 짐짖 모르는채 하던
어느 옛친구 닮았네
꽃을 피우기 위해선
쌀쌀한 냉냉함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변명아닌 변명을 늘어놓으면서
얄밉도록 오래부는
눈매운 꽃샘바람
눈매 고운 꽃샘바람
나는 갑자기 아프고싶다
One fine spring day - Isao Sasa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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