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2. 2. 14:32ㆍ나의 이야기/나의글
떠나기 하루 전에 내린 함박눈.
나성에 핀 꽃들..보타닉가든의 온실 같으네..
그곳도 늦가을이라 억새풀이..
폭설이 내린 다음날 우리집 뒤뜰 풍경
함박눈으로 시작을 해서 폭설로 끝난 여행.
올해는 시카고의 겨울이 유난스럽다.
보통 11월에는 눈도 별로 오지 않고 추수감사절에도 푸근한 날씨였는데
내가 시카고를 떠나기 하루 전에는 함박눈이 내려서 멋있는 설경을 선보이더니
언니, 동생이 있는 나성(Los Angeles)에 열흘을 묵고 시카고로 돌아오는 날에는
하루 전의 폭설로 비행기가 연착을 해서 15시간이 걸려 다음날 새벽 3시에 집에 도착을 했다.
떠나기 전 날에 손녀, 메디의 4살 생일잔치가 있었다.
별로 춥지 않은 날씨로 함박눈이 내려서 아름다운 백색의 세계가 되었다.
아름다운 손녀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것처럼.
내가 시카고를 떠난 날은 눈이 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한 겨울인 시카고에서 여기 온실 같은 날씨인 나성에 가니
무슨 옷을 입어야 할지 몰라 고르고 고르다가 스웨터를 입고 얇은 쟈켓을 걸치고 갔다.
공항에 도착하니 제부가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나성의 공항은 너무 번잡하고 언니, 동생 집에서 멀어 가까운 Orange County에 있는
John Wayne Air port로 갔다.
나성은 싸늘하고 상쾌한 시카고 날씨와는 다르게 온실에 들어 온 것 같은
조금 후득지근한 날씨였다.
항상 똑딱이 사진기를 가지고 갔는데 처음으로 나의 사진기를 가지고 갔다.
길거리의 나무들이 신기해 보였고 또 꽃들도 여기 온실에서 보는 꽃들이 피었다.
예전에도 같은 나무, 같은 꽃들이 피었을 텐데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지 않아서
관심을 두지 않아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나보다.
오랜만의 만남이라 사진을 찍을 여유가 있을지?
예상 한데로 처음 며칠은 사진기가 든 가방은 침대 옆에 얌전하게 놓여있었다.
며칠을 동생네 머물고 언니 집에 가기 전 날에야 사진기가 생각이 나서
아침 일찍 일어나 혼자 동네를 걸으면서 나무와 꽃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혹시 동생네 집을 찾아오지 못할 것을 대비해서 폰도 가방에 넣고 다녔다.
그곳도 늦가을이라 꽃들이 대부분 지고 열매가 많이 보였다.
잔디에는 낙엽도 보이고 누렇게 든 단풍도 가끔 보였다.
집에 돌아오니 제부가 벌써 일어나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일주일 전에 한국방문에서 돌아와 시차로 잠이 오지 않아 일찍? 일어났다고 했다.
“참 처형은 부지런하기도 하네요.” “새벽부터 사진을 찍고.”
아침 7시가 넘었는데 새벽이라니..
언니네 집에 가서 며칠을 머물면서 아침 일찍 나가 사진을 찍고 들어 왔더니
형부가 내가 길을 잃어버릴 것 같았던지 집 앞에 나와 계셨다.
이렇게 분주하게 열흘을 지냈다.
떠나기 전날에 딸이 전화를 해서 시카고에 폭설이 와서
모든 비행기가 취소가 되었다고 다음날에도 많은 비행기가
취소가 되고 연착이 된다고 하니 떠나기 전에 확인을 하라고 했다.
떠나는 날 아침에 제시간에 떠난다고 폰으로 연락이 와서
비행장에 나와서 기다리는데 그때부터 계속 몇 번 연락이
오고 연착을 몇 번 거듭하더니 6시간을 기다려 드디어 비행기가 떴다.
시카고 공항에 와서 짐을 기다리는데 출구의 문이 열리면서 바깥의 싸늘하고 청명한 공기가
피부에 닿으니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아! 이게 내가 사는 시카고구나. 40여년 몸을 담고 사는 시카고구나.
나의 생의 반 이상을 보내고 있는
My kind of town, Chicago구나.
택시를 타고 집에 오는데 운전사가 이번 폭설이 대단했다고 했다.
하루 전에는 공항도 밤 9시에 닫았고 대부분의 비행기가 취소 되었다고 했다.
고속도로 옆을 보니 눈이 산처럼 쌓였고 길가에도 눈이 산처럼 쌓였다.
집에 오니 다행하게도 잔디 관리를 해 주는 사람들이 차고 앞의 눈을 깨끗하게 치워 놓았다.
아침에 일어나 뒤뜰을 보니 정말 폭설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렇게 짧은? 여행은 함박눈으로 시작을 해서 폭설로 끝났다.
2018년 11월을 보내면서..
chicago my kind of town frank Sina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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