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18. 00:03ㆍ나의 이야기/나의글
그리운 한국의 봄..
영화 “미나리”를 보면서.
영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 인 감독 아이삭 정이 감독한 영화이다.
1980년대 미 알칸소 주로 아메리칸 드림을 찾아 농장을 일구며
정착하는 한 한인 교포 가정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린 작품이다.
선 댄스 영화제에 상영 후 많은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얼마 전에 친구가 카카오 톡에 이 영화를 올렸다.
폰으로 보려면 화면이 너무 작아 눈이 피곤해서 인터넷 한국 사이트에 올라오기를 기다렸다.
일주일 전에 올라왔는데 다운 하는데 너무 시간이 걸려서
직접 볼 수 있기를 기다려 어제 드디어 3시간에 걸쳐서 보았다.
이 영화를 보니 오래 전 1974년에 미국에 와서 힘들었던 그 시절이 생각이 났다.
그 때만 해도 한국의 경제와 모든 여건이 힘들어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사람들이 많았다.
의대에 다닐 때에 거의 모든 text book이 영어로 된 것으로 공부를 했지만
영어로 대화를 거의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나는 로스엔젤레스 공항에
내리면서부터 손짓 발짓으로 대화를 시작했고 무슨 말을 하는지 통 들어오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영어학원이라도 조금 다닐 것을 하고 후회를 했다.
할머니 한 분이 젊은 사람인 내가 영어를 좀 하겠지 하고 따라 다녔는데
할머니가 하시는 말씀이 "젊은이도 이 늙은이 보다 더 낳은 게 없다."고 하셨다.
그렇게 시작한 이민 생활 벌써 50년이 다되어간다.
언니가 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학교 선배님의 주선으로 뉴욕의 한 병원에
방사선과 레지던트로 취직?이 되었다.
인턴을 거치지 않고 시작한 레지던트
물론 언어 소통이 되지 않으니 무척 고생을 했다.
그래도 최선을 다 하면 알아주겠지 하고 남들보다 더 늦게 집에 가고
또 당직도 집에서 전화로 하면 되는데 전화로 얘기를 하면 더 힘이 들어
병원에서 지냈고 한마디라도 빨리 배우고 싶어서 밤늦게까지 방사선과
테크니션과 함께 있으면서 영어를 익히던 일.
그래도 사람의 기억은 세월이 지나면 다 잊게 된다는 편리함 때문인지
그 때 고생한 것은 거의 기억에서 사라졌다.
세월이 지나면 아프고 힘든 기억들이 다 희석이 되어 그리운 기억으로 남으니 다행이다.
거의 50년을 이곳에서 살다보니 가끔 방문하는 한국이 나에게는 더 낯이 설고
적응이 되지 않아 방문을 할 때마다 몸이 적응을 하느라 힘들어한다.
그렇다고 내가 여기 미국에서 완전 미국인이 되어서 사는 것은 아니다.
50년이 지난 지금 나는 미국 사람도 아니고 한국 사람도 아닌 어중간한 사람이 된 것이다.
미국에서도 이방인, 한국에 가면 또 이방인이 되는 나다.
나의 나이가 70이 넘었으니 그렇게 하면서 생을 마감하겠지.
항상 이방인으로 살면서.
2021년 2월..
지난 2019년 방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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